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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을 잃다 ㅣ 로망 컬렉션 Roman Collection 1
하창수 지음 / 나무옆의자 / 2015년 8월
평점 :
요즘 로맨스 소설이 주는 재미에 빠져들어서 그런지 눈에 자꾸 로맨스 소설만 들어온다. 그러다 만나게 된 로망 컬렉션 시리즈의 첫 번째 작품 <봄을 잃다>. <봄을 잃다>라는 제목을 보고 봄이라는 계절 혹은 봄이라는 계절이 주는 이미지를 잃어버린 것에 관한 내용인가 했는데 전혀 아니었다. 진짜 봄이라는 이름의 사람을 잃어버린 것에 대한 이야기였다.
마흔 살의 사진작가 유몽인은 아내 선혜와 이혼한 후 스물 두 살의 어리디 어린 단역배우 봄을 만나 동거를 시작한다. 그런데 봄이라는 주인공의 나이를 보니 소위 우리가 말하는 한참 꽃다운 나이, 봄과 같은 나이의 여성이다. 그런 의미에서 봄은 주인공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주인공이 가진 봄이라는 젊음을 의미하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데 몽인은 봄을 잃어버린 후 전처에게 전화를 한다. 아니 무슨 이런 시추에이션이 다 있는 거람. 전처에게 애인의 행방을 묻는 사람을 도대체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 걸까? 어이가 없는 상황이지만 일단 참아보기로 한다.
봄을 잃어버린 몽인은 친구인 박선규의 전화를 받고 선규의 아버지 사진을 찍기 위해 장례식장으로 간다. 장례식장에서 선규 아버지와 시체 보관소 직원을 사진을 찍은 후 사진을 인화하기 위해 갔다가 봄을 다시 만나게 된다.
하지만 봄은 언제 몽인을 만난 적이 있느냐는 듯이 그를 전혀 기억하지 못한다. 이건 또 무슨 상황이지. 헤어진 지 몇 시간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한 번도 만난 적이 없다는 듯이 전혀 기억하지 못하게 되다니. 아무리 봄을 이해시키려고 해도 결국 몽인은 그녀와 자신의 관계를 설명하는데 실패한다.
결국 이 소설은 사람 간의 진정한 소통은 얼마나 어려운지를 보여준다. 20년을 함께 한 아내와의 소통에도 실패하고, 누구보다 사랑하는 관계라고 믿었던 봄이와의 소통에서도 실패했음을 암시한다. 그러면서 저자는 사랑의 본질에 대한 이야기를 슬쩍 던져준다. 사랑이란 자신만의 이야기가 아니라 타인과의 관계에서 이루어지는 것이라고. 자신의 세계에서 벗어나 타인과의 세계로 들어가야 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