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낯선 하루 - 하나님께서 출타 중이셨던 어떤 하루의 기록
옥성호 지음 / 박하 / 2015년 6월
평점 :
오전 4시 50분에서 오후 7시 5분까지 하루 동안 장세기 목사가 겪은 이야기를 담은 <낯선 하루>는 제목과는 달리 그렇게 낯선 이야기 같지는 않다. 아마 많은 사람들이 주변에서 한번쯤 보고, 듣고, 생각했던 이야기가 아닐까 싶다.
새벽에 일어나 새벽기도를 인도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장세기 목사에게 오늘은 새벽기도에서부터 사건이라면 사건이랄 수 있는 일이 터진다. 바로 정집사가 새벽기도에 참석한 것이다. 큰 소리로 기도하면서 다른 여성을 향한 욕망을 회개했던 정집사이기에 그가 오늘은 어떤 이유로 새벽기도에 참석했는지 장세기 목사는 두렵기까지 하다. 왜냐하면 장세기 목사에게 새벽기도는 핵심 중에 핵심인 교인들이 참석하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정집사와의 면담을 마치고 교역자 회의 시간에서는 청년부 담당 김목사가 생각지도 못한 일을 보고한다. 바로 청년부 회장 박주명 형제의 신학교 진학을 위한 추천서 서명. 장세기 목사는 박주명 형제가 신학교를 지원하려는 이면에는 교회에서 큰 힘을 발휘하는 김신수 부모님이 있음을 깨닫는다.
교역자 회의를 마치고 맥도널드에서 혼자 커피를 마시는 중 걸려온 아내의 전화. 그리고 딸 은정의 청천벽력 같은 선언. 기독교는 말이 되지 않으니, 이제 교회에 나가지 않겠다는 은정의 말. 생각지도 못한 딸의 선언에 장세기 목사는 자신의 안위만을 생각한다.
그 후로도 계속해서 이어지는 배목사 친구의 이야기, 현권사 이야기가 장세기 목사의 마음을 계속해서 어지럽히며, 과연 자신이 어떤 목사인지를 돌아보게 하는데....
이 소설에서는 시간대별로 다양한 에피소드들이 이어지는데 앞서 말했듯이 하나하나가 낯설지 않은 이야기들이다. 특히 배목사 친구의 이야기는 소설 속 이야기지만 너무나 어이없고 화가 나는 이야기였다. 대형교회 목사의 잘못된 행태가 수많은 사람들에게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또한 아니라고 하면서도 인간을 보는 내 자신의 모습은 또 어떠한지 다시 돌아보게 되었다. 그러면서 장세기 목사의 깨달음에 절절히 공감했다.
하지만 한 가지는 확실하다. 박 건축 목사가 정말로 그런 사람이라면 그는 사람을 모으는 재주는 있을지 몰라도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사람이다. 그리고 교회를 떠났다는, 기독교를 떠났다는 그 영민하다는 배 목사의 친구도 박 목사보다 정직한 사람일지는 몰라도 하나님의 사랑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이다. (p.166)
이 책 전체의 내용이 바로 그런 것이 아닐까 싶다. 하나님의 사랑을 모르는 자들. 하나님의 사랑을 안다면 사람의 잘못에 연연하지 않을 것이다. 내게 응답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하나님이 결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하지 않을 것이다. 그저 주문을 외우듯 주술적인 믿음을 가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하나님의 사랑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원론적일지는 몰라도 말씀과 기도가 답이다. 그 외에 어떤 방법이 있겠는가.
책을 읽다 장세기 목사의 딸 은정은 아마 저자 자신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한 때 모든 종교에 대한 관심을 버렸던 저자 자신의 경험이 아닐까라는.
가끔씩 보이는 오타가 눈에 거슬리기는 했지만 깊은 생각에 잠기게 한 여러 이야기들에 빠졌던 시간이었다. <작가의 말>에 담긴 생각 없는 믿음도 무섭지만 믿음 없는 생각도 어떤 면에선 굉장히 위험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과연 어떤 것이 필요할까? 더 깊이 고민해야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