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계의 증언
오정은 지음 / 디아망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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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호, 생각지도 않았는데 숨겨진 보물을 찾은 듯한 기분이다. <경계의 증언>이라는 책 제목이 눈에 띄어서 읽게 된 책인데 소재도 새롭고, 작가의 글 솜씨도 너무 좋아 지루함 없이 책장을 술술 넘기며 마지막까지 눈을 떼지 못하게 하는 게 흡입력이 장난 아닌 소설이다.

 

일단 특검소라는 조직. 조선시대 이능자들이 모인 특수 수사대이다. 죽은 이의 경계를 찾아갈 수 있는 서은우, 축지법을 쓰는 지환, 투시의 능력을 가진 선녀 등으로 이루어진 특검소라는 조직이 현대인의 시각으로 보면 그렇게 색다르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유명한 영화 <어벤져스>가 바로 그런 조직이니까. 그렇지만 이런 특수 조직이 조선시대에 있었다니. 그것만으로도 색다른 느낌이 펄펄 들지 않나.

 

이들 중에서 서은우의 능력은 정말 독특하다. 영매와 같다고 해야 하나? 죽은 이의 경계를 찾아가 그 곳에 펼쳐진 망자의 이상형을 볼 수 있고, 그곳에서 알게 된 진실로 사건을 해결하는 능력. 이 정도만 해도 영화로 만들기에 딱 좋은 설정인 것 같다.

 

그런데 이 소설은 단순히 능력자들인 특검소가 세 명의 여인들을 살해한 범인을 찾아내는 과정을 그린 이야기가 아니다. 그 속에 우리의 가슴을 헤집는 여러 이야기들이 담겨있다. 그 중 하나가 바로 역사상 가장 불온한 사상이다.

 

이렇게 얘기하니까 이 책의 전반에 걸쳐 흐르는 사상이 무언가 잘못된 것 아니냐는 생각이 들지만 전혀 그렇지 않다. 이 책의 근간이 되는 사상은 오히려 우리 모두가 바라는 이상형을 구현하는데 가장 적합한 것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그랬는지, 책을 덮자마자 궁금해서 찾아본 게 이 사상에 대한 책이었다. 당분간은 이 사상에 빠져 살 듯.

 

추리에 사상으로 끝이 아니다. 거기에 더해지는 사랑 이야기. 경계에서 이루어진 원영과 서은우의 사랑. 그리고 현실에서 이루어지는 또 다른 사랑. 그 사랑이 마지막에 어떤 부호로 끝마칠지, 이를 살펴보는 재미도 솔솔하다.

 

마지막으로 딱 한 마디만 하자. 정말 재밌다. 이 말이면 이 책을 나타내기에 충분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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