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방사회
알렉스 벤틀리 외 지음, 전제아 옮김 / 교보문고(단행본) / 2015년 3월
평점 :
절판


모방이라는 단어를 들으면 왠지 부정적인 이미지가 강하게 느껴진다. 소위 저작권을 침해했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기 때문이다. 그런데 모방이라는 말이 정말 그렇게 나쁜 뜻이기만 할 걸까? 그렇지는 않은 것 같다. 많은 작가들이나 예술가들이 말하는 걸 들어보면 모방 없는 창의성은 나올 수 없다고 말하는 걸 보면 말이다.

 

모방은 작품 세계에서만 이루어지는 일이 아니다. 우리의 현실 속에서 수많은 사람들이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나도 그렇다. 뭘 먹을까를 고를 때에 사람들이 흔히 말하는 모습을 봐도 알 수 있다. “같은 걸로 주세요라는 말을 얼마나 자주 말하는지. 뿐만 아니다. 군대에 간 친구들이나 친척들의 이야기를 들어보면 모방이 얼마나 강하게 이루어지는지 알 수 있다. 튀지 마라. 그저 중간만 해라. 남들처럼만 해라. 이런 말들은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 행동을 다른 사람들을 따라 하는지를 알려준다.

 

그렇다면 사람들은 왜 다른 사람들을 따라하는 걸까? 인간이 사회적 동물이기 때문이다. 서로 관계를 맺고, 상호작용을 하는 존재이기 때문이다. 모방은 어떤 의미에서는 생존을 위한 본능이다. 누군가가 앞서 행한 행동을 보고 이로우면 따라하고 그렇지 않으면 따라하지 않으면서 종족을 보존했던 것이다. 이런 모방 본능은 우리 인체에 이미 깊이 새겨져 있는데, 책에서 설명한 거울뉴런이 인간이 사회적 존재이며 본능적으로 모방을 할 수밖에 없는 존재임을 알려준다.

 

각 개인이 서로 각자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이런 다양한 생각들의 평균치가 지혜를 이루고 인간은 이렇게 구축된 지혜를 따라하며 계속해서 진화해왔다. 결국 수많은 세월에 걸쳐 이루어진 모방은 인류의 진화를 이끌어온 원동력이다.

 

창의성을 강조하는 시대이기에 모방의 역할은 다소 저평가되기도 하는 시대이지만 이 책을 읽고 나니 모방에 대한 생각이 조금은 달라졌다. 우리의 삶에서 모방이 차지하는 역할과 비중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현실에서 다른 사람과 관계를 맺을 때, 다른 사람들의 생각을 이끌어내고 싶은 때, 선택의 순간에 현명한 결정을 내리고 싶을 때 이 책에서 설명한 내용들이 크게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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