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시간자결권 - 자유롭게 충만하게 내 시간을 쓸 권리
칼 오너리 지음, 박웅희 옮김 / 쌤앤파커스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하루 24시간, 당신은 이 시간들을 어떻게 사용하는가? 무언가에 쫓기듯이 허겁지겁 밥을 먹고, 쉬지 않고 달리고, 끊임없이 전화 통화를 하고 있지는 않은가? 돌직구 하나 던져볼까? 당신은 시간의 지배자인가 아니면 종속자인가?
우리나라 사람들을 나타내는 표현 중 하나에 ‘빨리 빨리’라는 표현이 있다. 무슨 일이든지 빨리 빨리를 입에 달고 사는 현대 사람들. 이는 우리나라 사람들에 한정된 이야기가 아니다.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과연 무엇이 사람들을 그렇게 몰아가는 것일까?
사람들이 시간에 쫓기는 이유 중 하나는 ‘시간이 금이다’, ‘한 시간을 허비하는 사람은 인생의 의미를 깨닫지 못한 사람이다’라는 말처럼 시간을 중시하는 사상이 사람들을 시간, 속도의 노예로 만들어버렸기 때문이다.
하지만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이런 현상에 반대해 슬로운동을 추구한다. 슬로운동은 모든 일을 느리게 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슬로철학은 ‘균형’이라는 한마디로 요약할 수 있는 것이다. 빠르게 해야 마땅할 때는 빠르게 하고, 느리게 해야 할 마땅할 때는 느리게 하라. 음악가들이 말하는 템포 기우스토(tempo giusto), 곧 ‘알맞은 빠르기’로 사는 삶을 추구하라(p.32)
‘맞네’라는 감탄의 말이 절로 튀어나왔다. 나는 무조건적인 빠름만을 추구했다. 모든 것을 빨리 끝내야만 좋다라는 강박관념에 빠져 있었다. 때로는 느리게 하는 것이 훨씬 좋은 일도 있는데 말이다. 책에도 나오지만 느림이 좋은 일 중 하나는 식사, 좀 더 넓게는 음식을 직접 만들어 즐기는 일이다. 어느 순간부터 우리 집에서도 제대로 된 음식을 먹는 일이 점점 줄어들었다. 음식을 시켜먹거나 외식하는 경우가 많아졌다. 그러다보니 음식을 만들면서 느끼던 즐거움이 사라졌다. 집에서 느긋하게 식사를 하며 함께 나누던 즐거움도 사라졌다.
치타슬로, 즉 슬로시티에서 생활하는 금융 컨설턴트 세르조 콘테자코모의 말이 다시 한 번 떠오른다.
“요지는 시간강박에 사로잡히지 않는다는 겁니다. 오히려 다가오는 매 순간을 향유하지요. 슬로시티에는 긴장을 늦추고 사유에 잠길 자유가 있어요.”(p.118)
우리의 삶이 더욱 풍요로워지고 행복해지기 위해서는 시간강박에서 벗어나 빠른 삶과 느린 삶을 균형 있게 살아가야 한다. 바로 나 자신을 위해서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