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걸작에 관하여 - 숭고하고 위대한 문학작품에 대한 단상들
샤를 단치 지음, 임명주 옮김 / 미디어윌 / 2015년 1월
평점 :
절판
도대체 걸작이라는 게 무엇일까? 사전적 정의를 살펴보면 ‘매우 훌륭한 작품’을 이르는 말이 걸작이다. 그런데 무엇이 훌륭하다는 걸까? 평범한 작품과 걸작을 구분할 수 절대적인 기준이 있는 것일까? 걸작을 걸작이라고 분명하게 결정할 수 있는 권한을 가진 사람은 누구일까?
걸작이라고 하면 옛날 작품들의 이미지가 먼저 떠오른다. 소위 고전 작품들 중에서 걸작을 생각하게 된다. 이는 학교 교육의 영향이 아닐까 싶다. 아무래도 현존하는 작가의 작품을 교과서나 수업에서 다루기가 쉽지 않다 보니 수많은 사람들이 읽고 좋은 작품이라고 추려놓은 고전을 걸작이라고 생각하게 되는 경우가 대부분인 것 같다. 그런데 정말 그럴까?
저자는 걸작을 정하는 공통된 기준은 없다고 말한다. 그럴 것이다. 만약에 걸작의 기준이 있다면 수많은 복사품만이 나오게 될 테니까. 걸작의 기준이 없다면 도대체 무엇을 기준으로 걸작이라고 말하는 것일까?
예전에 작품은 작가의 의도보다는 비평가의 논평에 따라 평가가 달라진다고 생각했던 적이 있다. 요즘에는 비평가의 논평에 더해 독자의 리뷰가 더해져 작품의 위상이 달라진다고 생각하기도 한다. 이렇게 생각하는 이유 중 하나는 독자의 리뷰가 좋아서 막상 책을 읽고 나면 기대와는 전혀 다른 작품들을 만나게 되는 경우가 적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결국 걸작을 결정하는 것은 책을 읽은 독자(또 다른 독자의 의견이 아닌)에게 온전히 부여된 몫이라고 보아야 하는가? 그렇지만 사람마다 다른 평가를 받는 작품이라면 그런 작품을 걸작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저자는 문학을 심판하는 자들에 비평가, 학자, 독자, 거기에 작가가 포함된다고 말한다. 또한 걸작은 이들의 수많은 심판과 비평, 해석, 의견에도 사라지지 않고 더욱 단단해지는 작품, 바로 그런 작품이 걸작이라고 말한다.
예전의 내 생각과는 달리 걸작은 결코 몇 사람의 의견만으로 정해지는 것은 아니다. 수많은 사람들이 인정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보편성, 그에 더해 저자의 말처럼 스스로를 대표하는 개성 표현의 결정체인 작품들만이 걸작이라고 불릴 수 있다. 그렇기에 걸작은 어떤 기준에 따른 수많은 복제품들과는 다를 수밖에 없다.
저자 샤를 단치는 걸작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내뱉는다. 어떤 이야기들에는 고개가 끄덕여지기도 하고 어떤 이야기에는 고개를 갸웃거리게 되기도 한다. 그렇지만 걸작과 관련해 한 가지는 분명한 것 같다. 걸작은 지금도 살아 숨 쉬는 영원한 현재라는 것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