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씨에 관하여
안현서 지음 / 박하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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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작가의 나이부터 이야기해보아야 할 것 같다. 이팔청춘이라는 열여섯의 나이. 나는 그 나이 때 그저 학교, 집을 왔다 갔다 하던 아주 평범한 학생이었다. 내가 가진 재능이 무엇인지, 앞으로 무엇을 해야 할지 생각조차 해보지 않았던 나이. 그런데 이 책의 저자 안현서는 열여섯의 나이에 400페이지가 넘는 분량의 소설을 썼다. 그것도 팔일 만에. 이런 재능을 가지고 태어난 그녀가 부럽다. 살짝 질투도 난다.

 

열여섯 소녀가 쓴 <A씨에 관하여>는 세 편의 에피소드로 이루어진 소설이다. 세 편의 에피소드에는 상처 입은 영혼, 아픈 영혼, 괴로운 영혼들의 모습이 담겨있다. 첫 번째 개가 있었다에는 6명의 불가사의한 존재들이 눈에 보이는 김한이라는 소녀의 이야기, 두 번째 고래를 찾아서에는 기억이 점점 쇠퇴해야 가는 유소현과 이안의 이야기, 마지막 ‘Ticket, Ticket’에는 떠나려는 열차를 타기 위해 온갖 애를 쓰던 김서진의 이야기이다.

 

이들에게는 공통점이 있다. 바로 그들이 상처를 입었을 때, 생사의 기로에 놓였을 때 알게 모르게 그들을 도와준 A씨라는 인물이 있다는 것이다. 이 책은 결국 누군가의 아픔과 상실과 상처를 보듬어 주는 따뜻한 사람의 이야기이다.

 

우리 주변에는 많은 사람들이 아픔을 지닌 채 살아가고 있다. 이런 이들에게 양으로 음으로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사람들은 우리 생각보다 훨씬 더 많다. 그런 이들이 바로 작가가 말하는 A씨이다. 사회적 동물인 인간은 결코 혼자서는 존재할 수 없다. 우리는 서로의 관계 속에서 살아간다. 이런 삶이 아름다워지는 것은 아무리 힘들고 어려운 상황이라도 A씨라는 존재가 늘 존재하기 때문이다. 그는 멀리 있지 않다. 어쩌면 바로 지금 당신 옆에서 당신 모르게 당신을 도와주고 있을 지도 모른다. 혹은 당신은 바로 그 A씨일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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