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
최복심 지음 / 문이당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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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이 인도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이야기하는 셰익스피어, 과연 그는 어떤 인물일까? 어느 정도이기에 한 나라와도 바꾸지 않겠다고 할까? 영문학을 전공한 것도 아니고, 개인적으로 셰익스피어 작품을 많이 읽어본 것도 아니기에 그에 대해 알고 있는 것도 많지 않았다. 하지만 궁금했다. 햄릿이나 리어왕 외에 다른 작품들은 어떤 것들이 있는지, 그가 그렇게까지 후세 사람들에게 추앙받는 이유가 무엇인지? 정말 궁금했다.

 

<셰익스피어를 사랑한 여자>는 꿈에서 셰익스피어를 만나고 셰익스피어에 빠져든 어느 여성 출판인의 이야기이다. 주인공 김문영은 셰익스피어의 희비극 14개와 소네트 2개 작품과 함께 <셰익스피어 인 드림>을 쓰는 작가로서, <영어 입문 사전>의 편집자로서, 또한 운명적인 사랑을 이어나가는 여자이다.

 

소설은 단순히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인용하는 수준에서 끝나지 않는다. 각 작품의 중요한 내용을 추려 그 속에 나오는 인물들의 모습, 셰익스피어가 전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김문영과 장선우와의 대화를 통해 독자에게 들려주기도 하고, 출판사 상사인 정부장과 신 상무를 오셀로에 나오는 이아고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한다.

 

소설에는 셰익스피어에 대한 이야기만 있는 것이 아니다. 소설 속에서 문영과 선우의 사랑을 그리기도 하고, 문영이 어렸을 때 있었던 사건으로 생긴 트라우마를 보여주며 심리적인 이야기들을 들쳐 내기도 하고, 유은성의 입을 통해 데리다의 철학 탈구축 이론을 햄릿의 유령에 빗대어 이야기하기도 한다. 뿐만 아니라 일에 있어서 결코 물러섬이 없는 전사와 같은 문영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힘들고 고달픈 직장인의 모습과 출판업계의 암울한 현실도 함께 그려내고 있다.

 

여러 면에서 셰익스피어의 작품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기회였음에는 분명하지만, 문영의 모습에서 자기 일에 자부심을 가진 커리어 우먼의 느낌보다는 앞 뒤 안 가리고 덤벼드는 듯한 철부지의 모습이 더 크게 느껴졌고, 문영-현진-선우-경민-인기 등으로 이어지는 애정 라인은 솔직히 전혀 마음속에 다가오지 않았다. 마지막으로 셰익스피어에 맞추고자 한 결론 부분은 왠지 억지로 끼어넣어 자연스럽지 못하다는 생각이 들어 아쉬움이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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