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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 100년 - 대한민국의 분열과 대립, 적폐는 어디에서 비롯했는가?
문경주 지음 / 밥북 / 2014년 11월
평점 :
2014년, 수많은 일들이 생겼다. 그 중에서도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분노했던 사건이라면 단연코 세월호 침몰 사건일 것이다. 수많은 미래의 꽃들이 한 번 펴보지도 못한 채 사라져야 했던 너무나 가슴 아픈 사건이다. 이 사건이 일어날 수밖에 없었던 이유가 여럿이겠지만 그 중에서도 가장 큰 문제는 우리 사회에 뿌리 깊게 내린 불합리한 관행과 적폐였을 것이다. 이런 불합리한 관행과 적폐는 도대체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우리 사회에 쌓이고 쌓여 가게 된 것일까?
저자는 오늘을 사는 후손들이 대립의 정치가 아니라 보수와 진보의 진정한 가치정립과 민주주의 사상관념을 확실하게 세우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우리나라 현대 역사를 이끌었던 인물들의 영을 불러내어 한바탕 정치토론을 연다. 과거의 역사를 직시하여 후손들이 기존의 역사를 올바로 볼 수 있도록 귀신이 된 이들이 자신들의 입장과 견해를 가감 없이 밝힌다. 이들이 말하는 역사적 사실들을 돌아보며 과연 이 시대의 병폐라고 할 일들이 언제부터, 또한 어떤 이들로 인한 것인지를 독자가 판단해보라고 말한다.
가영웅(누구이지는 책을 읽어보면 안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토론이 이루어진다. 책을 읽어나가다 보니 저자가 말하는 잃어버린 100년이 1910년부터 2014년 현재까지를 의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결국 1910년 나라를 잃었던 그 시절부터 우리는 우리의 역사를 잃어버렸다는 것이다. 어떤 근거로 이런 이야기를 말하는 것일까?
그것은 바로 청산되지 않은 친일파의 잔재 때문이다. 여전히 대한민국 사회에서 활동하는 친일파들이 뿌리 깊은 적폐의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그 중에는 가영웅이라는 일컫는 이가 중심축을 이루고 있다. 많은 이들은 그의 수많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그를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일등 공신으로 내세우며 옹호한다. 하지만 저자는 여러 가지 근거를 보여주면 결코 그렇지 않다고 주장한다. 그는 대한민국 경제 발전의 일등 공신이 아니라 대한민국이 누릴 수 있었던 발전을 오히려 자신과 자신의 추종자들을 위해 사용한 인물이라고 주장한다.
귀신들의 입을 통해 전하는 것이 사실인지는 독자 자신의 판단에 따라야 할 것이다. 분명한 것은 우리가 알게 모르게 누군가에 의해 세뇌되어 올바른 역사관을 가지지 못했다면 지금이라도 그 세뇌된 생각에서 빨리 벗어나야 한다는 것이다. 어쩌면 그 순간은 바로 지금이여야 할지도 모른다. 이 땅의 잃어버린 100년이 더 이상 이어지지 않기를 바란다면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