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미안 열린책들 세계문학 227
헤르만 헤세 지음, 김인순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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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평생을 살아가면서 자신을 찾는다. 하지만 자신을 찾는 길은 결코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 때로는 절망 속에 빠져 스스로 자신을 악의 구렁텅이에 던져 넣기도 하고 때로는 누군가가 던진 한 마디에 희망의 불꽃을 보고 자신을 찾는 여정에 박차를 가하기도 한다.

 

데미안에서 만난 에밀 싱클레어의 모습이 바로 우리가 살아가는 삶의 방식이 아닐까 싶다. 어느 날 내 눈 앞에 펼쳐진 완전히 새로운 세계. 자신이 살던 세계와 동떨어진 주변 세계를 받아들이지 못해 심각한 내적 갈등을 빚기도 하고, 이런 갈등이 외적으로 표현되면서 잘못된 방향으로 삶이 이어지기도 한다.

 

어렸을 때 내 친구들 중에도 그런 친구가 있었다. 남들보다 빨리 자랐다고 해야 할까? 자신의 삶에 대한 갈등 때문에 학교를 중도에 그만 둔 친구가 있었다. 그러다 대학교 졸업 후 직장 다닐 때 우연치 않게 회사 근처에서 그 친구를 다시 만나게 되었다. 그 친구는 여러 이유로 홀로 서야 하는 자신을 감당하기 어려웠다고. 그래서 도망치고 싶었다고, 하지만 결국 홀로 설 수밖에 없었다고. 싱클레어도 우리에게 이 친구처럼 말하고 있다.

 

이제 어린아이로 머물러서는 안 되며 홀로 서야 한다는 책임감의 여운이 담겨 있었던 탓에, 그 깨달음은 가혹했고 알알한 맛을 남겼다.(p.86)

 

그래도 싱클레어에겐 어찌 보면 상상 속 친구(내면의 자아의 다른 이름이겠지만)가 있었다는 점에서 행운아가 아니었나 싶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의 해후는 진정으로 자신을 찾아가는 이가 어떤 곳에 도달하는지 알려주는 헤세만의 힌트는 아니었는지....

 

데미안이 던진 자신을 찾아 자신에 충실한 삶을 살라는 메시지가 오늘 내 삶을 다시 돌아보고 본성에 충실한 삶을 살 수 있도록 깊은 잠에 빠졌던 나를 일깨워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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