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한입 더 - 철학자 편
데이비드 에드먼즈 & 나이절 워버턴 지음, 노승영 옮김 / 열린책들 / 2014년 10월
평점 :
절판


좋아하는 철학자가 누구냐고 물어본다면 아마 선뜻 고르기가 쉽지 않을 것 같다. 누군가를 고르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좋아한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 깊이 이해하는 철학자가 없기 때문일 것이다. 철학에 관심이 있지만 많이 접한 적도 없었고 읽어본 책들도 쉽게 이해할 수 없었다. 그러다보니 자연스럽게 마음에서도 멀어졌다.

 

요즘 인문학의 중요성이 강조되면서 철학을 쉽게 풀이한 책들이 많이 나오다보니 관심을 가지고 이 책 저 책 기웃거려본다. 어떤 책은 쉽게 읽히지만 깊은 사유의 길로 이끌 만한 매력이 없었고, 어떤 책은 깊은 사고의 길로 이끌 만큼 탁월하지만 한 페이지를 쉽게 넘기기 어려울 정도의 책이기도 하였다.

 

<철학 한입 더>는 이런 점에서 너무나 매력적이다. 철학자들이 좋아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간략하게 설명하기에 지루하지가 않다. 그렇다고 눈으로 읽고 끝낼 정도로 깊이가 없는 것도 아니다. 짧은 대담 속에 철학자의 중요 사상이 온전히 녹아있다.

 

이 책은 팟 캐스트에서 철학자들과 15분 동안 진행한 대담을 간추린 것이다. 대담 형식으로 진행하여 일반 독자들이 궁금하게 여길 철학적 이야기들을 재치 있게 이끌고 나간다. 그러기에 철학적 지식이 많지 않은 나 같은 문외한들도 쉽사리 책에 빠져들 수 있었다.

 

익숙한 철학자들이 대부분이긴 했지만 눈에 익지 않은 이름도 많았다. <정의론>에서 최소 수혜자에게 최대의 이익이 돌아가는 사회 구조를 말한 존 롤스, 행위가 최선의 결과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주장한 헨리 시지윅 등은 이번에 처음 알게 된 철학자들이었다.

 

가장 재미있게 읽었던 철학자는 에로틱한 사랑을 이야기한 플라톤이었다. <향연>에 나온 아리스토파네스, 소크라테스, 알키비아데스의 사랑에 관한 생각들을 들려준다. 원래 한 몸이었던 반쪽을 찾아나서는 낭만적 사랑, 좋은 것을 영원히 소유하려는 목적을 가진 사랑, 아름다움의 이데아. 엔지 홉스는 여러 사랑 중에서 낭만적 사랑을 뽑는다. 나도 그녀의 생각에 한 표^^

 

어렵게만 느껴지던 거장들의 핵심 사상을 한 입 맛있게 베어 문 무척이나 즐거운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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