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 미제라블 청소년 모던 클래식 2
빅토르 위고 지음, 박아르마.이찬규 엮음 / 구름서재(다빈치기프트) / 2014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빅토르 위고의 대표작 <레미제라블>을 읽어본 적이 있었나 생각해보니 부끄럽지만 실제로 책을 읽은 적은 없었다. 뮤지컬이나 영화로도 본 적이 없었다. 그저 어딘가에서 읽었던 것인지 들었던 것인지 기억이 가물거리는데 장발장과 미리엘 주교 사이에 있었던 은촛대 얘기만 알고 있었을 뿐이다. <레미제라블>을 읽지 않았던 이유 중의 하나는 편역자의 말처럼 너무 방대한 분량의 작품이었기 때문이다. 부끄러운 얘기지만 5권으로 된 완역본을 보는 순간 곧바로 포기하였다.


이번에 <레미제라블>을 읽겠다고 도전할 수 있었던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무엇보다도 한 권으로 편역된 책이었기 때문이었다. 분량에 대한 압박감이 없다보니 책의 내용이 너무 궁금해졌다. 편역된 책이기는 하지만 360페이지 정도의 분량이라 읽는데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렇지만 새롭게 알게 된 레미제라블의 내용은 너무나 흥미진진했다.


기존에 알고 있던 은촛대 사건 이후 장발장의 삶이 어떠했는지를 보면서 한 사람이 다른 사람의 삶에 얼마나 큰 영향을 줄 수 있는지 알게 되었다. 예전에 한 사람의 친구만 있으면 아이들이 따돌림을 당해 자살에 이르는 비극이 없을 것이라는 글을 본 적이 있는데 장발장과 미리엘 주교와의 관계가 그와 비슷하지 않았나 라는 생각을 하였다. 빵 하나를 훔친 후 19년이라는 시간을 감옥에서 보낸 장발장은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면서도 사회에 대한 증오심으로 가득 차 있었다. 그러던 그가 미리엘 주교의 지혜로운 처신과 마음으로 인해 마지막 죽음의 순간에 오히려 용서를 구하는 인물로 변한 모습은 너무나 감동적으로 다가왔다.


또한 질노르망이 손자 마리우스를 대하는 모습에서는 안타까움을 느낄 수밖에 없었다. 마음과 다른 행동을 하며 손자의 오해를 자초하는 질노르망의 모습은 비단 그 혼자만의 모습이 아닐 것이다. 오늘날에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자신의 마음을 제대로 전하지 못해 서로에게 커다란 상처만을 주고 있는지, 질로르망과 마리우스처럼 화해의 순간을 가지지 못한 채 영영 이별하는 자들은 얼마나 많은지 생각해보면 안쓰러운 마음이 떠나지 않는다.


혁명의 모습들, 사악하고 탐욕스러운 테나르디에가 저지르는 악행, 절대적인 기준에 따라 모든 일을 처리하는 자베르 경감 등 재미있는 이야기들이 책 곳곳에 담겨있어서 전혀 지루함 없이 읽을 수 있었다. 아마 이것이 원작이 힘이었나 보다. 이 감동이 사라지기 전에 다시 한 번 완역본을 읽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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