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성의 동물 - 파국적 결말을 예측하면서도 똑같은 행동을 반복하는 인간의 심리
더글러스 T. 켄릭 외 지음, 조성숙 옮김 / 미디어윌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아우렐리우스의 명상록에서 말하는 다른 동물들과 구별되면서 인간을 인간답게 만드는 인간의 모습은 바로 이성적 인간이라는 것이다. 하지만 우리는 늘 이성적인 생각과 판단을 하지는 않는다. 때로는 너무나도 어이없는 행동을 하기도 하고, 결과가 눈에 보이는데도 불구하고 물불 가리지 않고 덤비기도 한다. 지극히 이성적인 인간이 이렇게 비이성적인 행동을 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저자는 이와 관련해 아주 흥미로운 이론을 제시한다. 사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저자가 주장하는 이론을 한 번도 들어본 적이 없었다. 저자는 인간도 역시 동물이라는 점에 초점을 맞춘다. 저자는 인간도 동물이기에 서서히 진화의 과정을 거쳐 왔다고 말한다. 이런 진화의 과정에서 얻은 경험치가 인간의 유전자에 남아 은연중에 인간의 판단에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저자는 인간의 행동 원인을 설명하는 근접인궁극인에 대해 설명한 후 근접인은 표면적인 원인만 알 수 있기에 비이성적인 행동으로 보이지만 궁국인을 살펴보면 인간의 비이성적인 행동에 진화적 기능이 작용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이는 우리 안에 하나의 자아가 아니라 7개의 부분 자아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 저자의 말에 따르면 우리 모두는 다중인격장애를 앓고 있다. 자기보호, 질병 회피, 친애, 지위, 짝 획득, 짝 유지, 친족 보살핌 부분자아라는 일곱 개의 부분자아 중에 어떤 자아가 우선권을 가지느냐에 따라 인간의 행동이 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또한 인간의 진화의 과정에서 편향에 치우친 판단을 내리지만 이런 판단이 적합도를 향상시킨다. 예를 들어, 초속 6미터로 물체가 날아와 36미터 떨어진 곳에 있는 당신을 맞힌다고 하면 물리학적으로는 6초가 답이겠지만 사람들은 이보다 빨리 움직인다. 이는 자기보호 부분자아가 잠재적 위험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해 반응하는 심층의 합리성 때문이다.


동일한 것에 대해 인간이 똑같은 반응을 보이지 않는 이유도 이것 때문이다. 로맨틱한 영화를 본 후와 공포 영화를 본 후에 작용하는 부분자아가 완전히 다르기에 인간은 동일한 선택지에서도 정반대의 결과를 작성하기도 한다.


어느 정도 저자의 생각에 동의하지만 과연 인간이 어리석은 행동을 하는 이유가 오직 진화적 이유만으로 설명될 수 있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특히 마틴 루터 킹 Jr의 외도와 같은 문제는 본능을 누를 수 있는 종교적 힘이 있다는 점에서 결국 진화의 과정에 입력된 자아의 문제라기보다는 그 자신이 그저 그런 행동을 좋아했던 것은 아닐까?


인간의 행동을 설명하는 다양한 이론들이 있지만 이 책에서 주장하는 진화 심리학은 새로운 시각에서 이를 바라보게 한다는 점에서 충분히 연구해 볼만한 재미있는 이론이다. 사례를 들어가며 설명한 저자의 주장에 한 번쯤 귀 기울이는 시간을 가져보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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