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자를 말하다 - 세계의 문학가들이 말하는 남자란 무엇인가?
칼럼 매캔 엮음, 윤민경 옮김 / 처음북스 / 2014년 9월
평점 :
절판


책은 <에스콰이어> 자유기고가인 칼럼 매캔이 세계적인 작가 80명에게 던진 어떻게 남자가 되는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들을 모은 것이다. 다양한 작가들에게 던진 질문이다 보니 그들의 대답 형태도 다양하다. 누군가는 단편 소설의 형태로, 다른 이는 에세이의 형태로, 어떤 이는 짤막한 충고의 형태로 답변을 보내왔다.

 

 

남자란 과연 어떤 존재일까? 근육질의 모습에 이두박근, 삼두박근, 식스팩으로 무장한 모습이 남자일까? 아니면 마룻바닥에서 뒹굴 거리며 리모컨으로 채널을 돌리는 이가 남자일까? 다양한 작가들이 보낸 답변을 보면 답변만큼 남자의 모습도 다양한 같다. 그런 여러 모습 중에서 내게 가장 다가온 모습은 여러 작가들이 공통적으로 제시한 신념 혹은 자신만의 비전을 가지고 포기하지 않고 꿋꿋이 나아가는 남자의 이미지였다. 이런 모습은 남자만의 전유물은 아니다. 여자라고 자신의 신념, 비전을 가지고 나아가는 이가 없을까? 주변을 돌아봐도 요즘은 여성이 오히려 남성보다 흔들리지 않고 자신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는 같다. 그렇지만 조상들의 대쪽 같은 선비 이미지가 남아 있어서 그런지 지조와 절개의 모습을 갖추고 자신의 신념을 버리지 않는 남자의 모습이 멋스럽게 다가온다.

 

 

남자는 세상에 대한 자신만의 비전과 너머 보이지 않은 무언가를 통해 진실을 만들어 간다.(p.61)

 

 

남자가 돼라. 이게 아들을 잃은 후에 사람들이 제게 말이었어요. 남자가 되라고요. 남자는 반드시 자신에 대한 확신이 있어야 합니다. 신념으로 버티는 거죠.(p.133)

 

 

하지만 화재로 아들의 생명이 위독해진 톰을 위로하는 버논의 모습은 오히려 안타깝게 다가온다. 자식을 잃은 슬픔이 과연 남자라는 이유로, 신념을 가지고 이겨내야 한다는 이유로 쉽게 감당할 있는 일일까? 오히려 슬플 슬퍼할 아는 모습이 남자다운 것은 아닐까? 그러기에 버논은 다시 이렇게 말한다.

 

 

때로는 제가 남자가 아니길 바랍니다.... 우린 모두 거짓말쟁이들이에요.... 거짓말쟁이들이면서 사기꾼이지요.(p.134)

 

 

남자이기에 두려움도 슬픔도 내비치면 된다는 생각은 시대착오적인 발상일 것이다. 슬플 슬퍼하고 두려울 두려워할 아는 남자, 그렇지만 속에 끝없이 침잠되어 가지는 않는 남자, 그런 남자가 진짜 남자가 아닐까?

 

책에 담긴 남자의 모습들이 때로는 재미있게, 때로는 감동적으로, 때로는 우스꽝스럽게 다가온다. 하지만 남자라는 존재가 때로는 아버지로, 때로는 남편으로, 때로는 동료로, 때로는 자식으로서 자신의 역할을 감당할 그들에게도, 그리고 다른 이들에게도 중요한 것은 사랑을 사랑으로 표현해야 한다는 점이다. 사랑을 온전히 사랑으로 표현하지 못한다면 절대 진정한 남자가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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