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보라 구슬
김휘 지음 / 작가정신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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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보라 구슬은 김휘의 단편 7편이 실린 작품집이다. 처음 2편을 읽는데 너무나 섬뜩했다. 과연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내용이 무엇인지 선뜻 알아차리기가 어려웠다. 7편의 작품을 모두 읽은 후에도 무거운 마음이 사라지지 않고 무섭다는 느낌만이 계속해서 살아있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들었지만 <나의 플라모델> 읽으면서는 시대의 이방인들은 과연 누구일까라는 생각이었다. 작품에 나오는 종안, 수영, 나발 아저씨는 북한에서 탈북자들이다. 착실하게 모은 돈을 사기당하고 아내와도 헤어진 술에 찌들어 사는 나발 아저씨, 탈북자라는 이유로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진 수영, 학교에서 왕따를 당하는 종안은 모두 사회의 이방인들이다. 사회에 적응하지 못한 겉도는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이는 고향 빵집 할아버지가 유일하다.

 

종안이 플라모델을 훔친 사건으로 나발 아저씨가 구속된 것은 과연 이들의 잘못일까? 아니면 이들이 적응할 없었던 사회의 문제일까? 북한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종안을 피하며 창용을 찾는 이들은 과연 그저 나와는 다른 사람들인 걸까? 이미 수많은 외국인 노동자가 함께 사는 땅에는 작품에 나오는 이들처럼 사회에서 소외받는 이들이 있을지도 모른다. 북한 사투리를 쓴다는 이유로 외면당했듯이 몸이 혹은 심적 상태가 조금 불편해 보인다는 이유로 외면당하는 이들은 없을까? 아니 나이가 들었다고 소외당하는 이들은 없을까? 둘러보면 우리 주변에는 수없이 많은 이방인들이 있다. 이들에게 사랑을 베푸는 이는 누굴까? 이들에게 필요한 고향 빵집 할아버지는 과연 누구일까?

 

<감염> 다른 이유로 나를 두렵게 했다. 권력과 언론과 재벌이 통속이 되어 사람들을 죽음으로 몰아넣은 사건은 과연 소설 속에만 존재하는 이야기일까? 건강하고 평범한 시민을 감염되었다는 말로 격리시킬 있다면, 생각만으로도 끔찍하다. 진실을 찾는 이들이 자유롭게 진실을 찾을 있는 사회, 우리 사회가 그런 사회이기를 간절히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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