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둥꽃
장 퇼레 지음, 성귀수 옮김 / 열림원 / 2014년 6월
평점 :
절판


황량한 벌판에서 빛이 나는 선돌에 기대어선 소녀의 모습은 무언가 음침하면서도 괴기스러운 느낌을 풍겨난다. 표지에 담긴 디자인 얘기다. 퇼레의 작품인 <천둥꽃> 표지부터 뭔가 색다른 느낌을 준다. 작가 소개를 살펴보았더니 책의 내용이 실화를 바탕으로 여성 연쇄살인마의 이야기란다.

 

책을 읽기 전에 천둥꽃이라는 과연 무엇일까라는 호기심이 있었다. 천둥꽃에 대해서는 페이지에 설명이 나온다. 천둥꽃은 독사꽃 줄기다. 한편으론 그녀의 엄마가 여성 연쇄살인마인 엘렌 제가도를 부를 사용하는 이름이다. 이미 이름에서부터 엘렌 제가도가 가진 숙명이 드러난다.

 

<천둥꽃> 왠지 무성영화 시대에 영화를 틀어놓은 변사가 추임새를 넣어가며 설명하는 듯한 느낌을 준다. 중간 중간에 불쑥 불쑥 튀어나오는 3자의 목소리 때문일지도 모르겠다(예를 들어, p.104. 딱한 사람들 같으니 ). 이런 장치 때문에 독자도 3자가 되어 천둥꽃을 지켜보고 있는 느낌을 받는다.

 

책은 엘렌 제가도, 천둥꽃이라 불리는 그녀가 살인을 저지르며 이동하는 경로를 따라가며 그녀의 모습을 그려낸다. 엘렌 제가도는 요리사로 일하며 가는 곳마다 죽음을 선사한다. 특별한 이유가 있어서가 아니다. 오로지 살인만을 목적으로 사는 사람처럼 보인다. 모습이 그대로 죽음의 화신 앙쿠와 같다. 살인의 대상은 그녀의 엄마, 언니 가족에서부터 자신을 요리사로 고용한 이들까지 무차별적이다. 작가가 말하고자 하는 바가 뭘까? 도저히 감이 잡히지 않는다. 내게는 그저 살인을 즐기는 사이코패스의 모습만 보일 뿐이었다.

 

마지막 순간에 이르러서야 어느 정도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엘렌이 가졌던 두려움, 두려움을 극복하는 방법. 그래도 뭔가 낯설다. 다른 시대의 다른 나라 토속 신앙, 문화를 그려내었기 때문일까? 아니면 엘렌의 고백이 기대했던 답변이 아니었기 때문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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