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를 훔치는 사람들 - 누군가 당신의 머릿속을 들여다보고 있다
데이비드 루이스 지음, 홍지수 옮김 / 청림출판 / 201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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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절


뉴로마케팅의 아버지라 불리는 저자가 강연을 마치면 청중들의 반응은 가지로 엇갈린다고 한다. 하나는 광고, 마케팅, 소매 산업이 나아갈 미래에 대한 기대와 희망으로 이를 열렬히 받아들이는 부류이다. 다른 부류는 분노와 충격을 드러낸다. 내가 책을 읽고 나타낸 반응은 번째 부류이다.

 

영화나 광고 중간에 다른 영상을 심어 사람들의 무의식에 심는 방법이 있다는 것을 대학교 다닐 수업시간에 얼핏 들어본 적이 있었다. 당시에는 심리학에 대한 관심도, 마케팅이나 광고에 대한 관심도 없었기에 그저 대단한 발상이구나 생각하고 넘어갔다. 그런데 책을 읽다보니 기법에 대한 설명이 나왔다. 이를 식역하 광고라고 부른단다. 이는 우리의 무의식에 침투하여 우리의 생각과 행동을 조정(?)하는 기법이다. 세분화하면 4가지 방식이 있는데 이들 모두 우리의 잠재의식을 공략하는 방법이다.

 

이에 대한 설명을 읽는 순간 섬뜩함이 느껴졌다. 이는 그대로 우리의 생각을 남이 조정하는 것이다. 내가 결코 내가 아닌 것이다. 이를 처음 도입한 비케리는 결코 누군가의 생각을 조정하거나 강요하는 것이 아니라 다만 일깨워줄 뿐이라고 설명했지만 나도 모르게 나의 무의식에 심겨져 있던 생각이 무의식적인 행동으로 연결된다면 그것이 바로 조종이 아니고 무엇일까? 문제는 이것이 광고나 마케팅의 범위를 넘어서서 이루어지는 경우다. 만약 누군가가 혹은 어떤 단체가 자신들의 사상이나 이념을 불특정 다수의 무의식 속에 심는다면 어떤 일이 생길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다.

 

정량화뇌파검사나 기능성 자기공명영상을 이용해 소비자의 반응이나 생각을 뇌의 활성화된 부위와 활성화 정도로 판단하여 이를 마케팅에 활용한다는 사실도 상당히 두려운 현실이었다. 이는 뇌의 특정부위를 활성화시키는 방법을 이용하면 앞으로 나의 모든 생각을, 그대로 모든 생각을 누군가가 지배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아닌가? 이에 비하면 소비자들의 생각을 움직이기 위해 조명, 음악, 색상 등을 조정하거나 광고모델로 유명 인사를 활용하여 상관관계의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일은 귀여운 애교에 불과할 뿐이다.

 

오늘날의 스마트폰 사회는 더욱 무섭다. 게임을 통해서, 소셜 미디어를 통해서 알게 모르게 이미 우리의 생각을 점령하고 있는 업체들이 적지 않다. 나와 관련된 수많은 정보가 소셜 미디어나 인터넷을 통해 새어나가고 있지만 이를 철저하게 막아낼 방법은 없는 같다. 그래서일까? 주변에는 카드는 물론이고 게임이나 메일도 사용하지 않으면서 아날로그 시대로의 복귀를 외치는 이들도 있다(내가 생각해도 이들은 너무 극단적이기는 하다). 하지만 그만큼 시대가 이룩한 기술적 발전이 마냥 좋기 만한 것은 아니라는 뜻이기도 하다.

 

저자는 현실 세계와 인터넷 세계에서 현명한 소비자로 남는 방법을 간략하게 알려준다. 하지만 나는 방법만으로 과연 우리 스스로를 지킬 있을지 책을 읽고 오히려 의구심만 가지게 되었다. 물론 조지오웰이 <1984>에서 빅브라더가 모든 것을 지켜보고 있다고 말한 시대로 흘러가지는 않을 것이다. 그렇지만 책을 읽고 나서 보니 소비를 포함해 우리의 삶에 대한 경각심을 가져야 시대임은 분명한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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