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메리칸 더트
제닌 커민스 지음, 노진선 옮김 / 쌤앤파커스 / 2021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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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도 난민이라는 화두가 뜨겁게 타올랐던 적이 있었지만 저랑은 크게 상관없는 일이라고 생각했어요. 난민과 직접적인 연결 고리가 없기도 했고 그저 저만의 일상을 살아내기에도 너무 힘들고 바빴으니까요. 지금 생각하니 그리스도인으로서 참 나쁜 마음이었네요.

 

제닌 커민스의 영미장편소설 <아메리칸 더트>는 난민이라는 우리에게 다소 생소한 주제를 다룬 이야기에요. 무겁고 진중한 주제이지만 소설의 도입부는 그런 느낌에 머물지 않고 긴장감과 절박함이 더해져 독자를 책 속으로 깊이 빨아들여요. 영화로도 만든다고 하는데 소설의 도입부만 읽어도 영화로 만들 만한 소재라는 게 바로 느껴져요.

 

일가족이 살해당한 살육의 현장에서 살아남은 리디아와 루카. 살아남기 위해 짐승이라 불리는 기차 지붕에 올라타야 했던 두 사람의 마음은 생각하는 것조차 힘드네요. 만약 저한테 그런 일이 일어난다면 어떨까요? 리디아처럼 제 아이를 위해 그렇게 힘을 내겠지만 상상만으로도 끔찍하네요.

 

카르텔의 끈질긴 추적을 피하기 위한 두 모자의 여정은 뭐라고 표현하기 힘들 정도에요. 세상에 이렇게 믿을 사람이 없나 싶을 정도로 주변의 사람들을 의심의 눈초리로만 봐야할 정도니까요. 두 모자의 모습을 보면서 난민의 삶이 어떨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어요.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생각할 수도 없는, 오로지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만이 머릿속을 지배하는 삶, 그런 순간을 보낼 수밖에 없었던 이들을 어떻게 대해야 할까요?

 

우리가 보듬어야 할 이들이 너무나 많네요. 잊지 말고 그래야겠어요. 그들이 자신들의 아픔을, 슬픔을, 고통을 조금이라도 내려놓을 수 있도록 말이에요.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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