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티핑 더 벨벳 ㅣ 세라 워터스 빅토리아 시대 3부작
세라 워터스 지음, 최용준 옮김 / 열린책들 / 2020년 12월
평점 :
박찬욱 감독님의 영화 <아가씨>를 본 후 원작자인 세라 워터스의 <핑거스미스>를 읽었어요. 영화도 매력적이었지만 원작도 그에 못지않게(?) 너무나 멋진 작품이었죠. <핑거스미스>는 빅토리아 시대를 배경으로 한 작품인데 작가의 빅토리아 3부작 중 마지막 작품이었어요. 먼저 출판한 <티핑 더 벨벳>과 <끌림>은 기회가 닿지 않아 읽지 못했는데 이번에 3부작 중 첫 번째 작품인 <티핑 더 벨벳>을 읽게 되었죠.
600페이지가 넘는 영미장편소설인 이 작품은 제목부터 색다른 느낌이었어요. 제목의 뜻이 상당히 놀라웠는데 빅토리아 시대의 은어라는 정도만 말하고 넘어 갈게요. 제목에 담긴 의미처럼 책 내용도 상당히 놀라왔어요. 기독교인이 저로서는 일단 받아들이기 힘든 내용이지만 그런 부분을 생각하지 않는다고 해도 성적인 묘사는 굉장히 자극적이지 않나 싶어요.
열여덟 살 소녀 낸시의 이야기로 시작된 이 소설에는 그녀가 만난 키티, 다이애나, 플로렌스와의 이야기를 3부에 걸쳐 그려내고 있어요. 동성애를 묘사한 작품이라는 걸 알고 읽었지만 너무 세밀한 묘사 때문이었을까요, 제게는 쉽지 않은 책이었어요.
그래도 빅토리아 시대의 모습을 세세하게 그려낸 작가의 섬세함에 낯선 시대로 여행을 다녀온 기분이에요. 지금의 우리와는 또 다른 사회이지만 한편으론 우리와 전혀 다르지 않은 사회의 모습에 묘한 느낌을 받기도 했고요.
퀴어 문학이라는 시선이 아니라 역사 소설 혹은 성장 소설로 읽으면 나름의 매력이 충분한 작품이에요. 분량이 상당하지만 성정체성을 찾아가는 낸시의 시선과 함께 나아가면 시간 가는 줄 모르게 만들어버리는 그런 소설이죠. 영국 BBC 방송에서 3부작으로 나온 드라마도 있다는데 한 번 찾아서 봐야겠어요. 이번에는 원작 읽고 드라마를 보는 순서로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