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하는 인간의 탄생 - 세기전환기 독일 문학에서 발견한 에로틱의 미학
홍진호 지음 / 21세기북스 / 2019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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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은 한 시대의 사회적·문화적 영향 하에 생성된다.


많은 작품을 읽지는 못했지만 서문에 나오는 저자의 이 말에 많이 동감했어요. 어떤 작품이든 작품이 발표된 시기의 사회와 문화를 담지 않은 작품은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이었어요. 요즘 읽고 있는 조정래 작가의 <천년의 질문>이라는 책만 봐도 그래요. 이 소설에도 오늘날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는 이들이라면 누구나 공감할만한 사회적, 문화적 이슈들이 담겨 있어요. 이처럼 한 시대의 문학은 그 시대의 사회와 문화를 담고 있죠.


홍진호 교수의 <욕망하는 인간의 탄생>은 19세기-20세기의 독일 문학과 그 시대의 역사, 사회, 문화적 상황들을 들려주는 책이에요. 이 책은 표지에 나온 클림트의 <다나에>에 대한 설명에서 시작해서 1부 격변의 시대가 가져온 존재의 불안, 2부 아름다움과 추함, ‘있는 그대로’의 미학, 3부 성(性) 그리고 삶, 욕망하는 인간의 발견, 이렇게 총 3부로 되어 있어요.


자연주의와 세기전환기의 문학적 흐름을 보여주기 위해 총 12편의 작품들을 분석해서 설명하는데, 아쉬웠던 건 저자가 소개한 12편 중에서 제가 읽은 작품이 하나도 없다는 거였어요. 독일 문학이라는 낯선 불모지였기에 그렇기도 하지만 평상시에 읽는 소설이 거의 영어권 소설 혹은 일본 소설로, 너무나 한쪽으로 치우친 독서 습관 때문이 아니었는지 반성하게 되었어요(나중에 저자가 이 책을 읽기 전에 꼭 읽어보라고 한 7 작품은 꼭 읽어보려고요).


19세기의 여러 현상 중에서 성(性)에 대한 이야기는 상당히 흥미로웠어요. 그저 에로틱한 의미의 성(性)이 아니라 인간을 자연의 일부로 이해하는 새로운 인간관이 대두되면서 인간의 가장 자연스러운 본질 중 하나인 성(性)에 대한 표현이 자연스럽게 문학이나 여타의 예술 작품들 속으로 스며들게 된 시기가 바로 이 책에서 설명하는 19세기말에서 세기전환기였어요. 책의 첫 머리를 클림트의 작품에 대한 설명한 것도 그런 시대적 상황을 알려주기 위한 장치였구요.


12편의 작품을 읽지 못했다고 걱정하실 필요는 없어요. 저자이신 홍진호 교수님의 친절한 설명이 있어서 크게 어렵지는 않아요. 오히려 새로운 작품을 읽을 기회에 기대감이 커지실지도 몰라요. 이 책을 통해 독일(독일 문학)이라는 익숙하지만 또 한편으론 낯선 동네에 빠져드는 재미도 충분하고요. 처음에 말했듯이 19세기 후반 이후의 독일이라는 사회와 문화에 대해 알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니까 놓치지 말고 꼭 읽어보시길 바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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