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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바퀴 아래서 ㅣ 생각뿔 세계문학 미니북 클라우드 22
헤르만 헤세 지음, 안영준 옮김 / 생각뿔 / 2018년 11월
평점 :
품절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를 다시 읽은 후 거의 이십 년 만인 것 같아요. 학교 다닐 때 꼭 읽어야할 할 책 중으로 선생님이 추천해주신 소설이라 반은 억지로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그러다보니 그 때 읽었던 내용이 거의 떠오르지 않았어요. 그저 헤세의 자전적 소설이라는 것만 떠올랐어요.
헤세의 이 작품을 다시 읽은 이유는 생각뿔에서 나온 책이라는 점이 강하게 작용했어요. 다른 출판사에서 나온 책들도 좋지만 생각의 뿔에서 나온 책은 주머니에 넣고 다녀도 될 만큼 아주 작은 사이즈라 어디를 가든 들고 다니면서 읽을 수 있거든요. 저처럼 따로 시간 내서 책을 읽기 어려운 분들한테 너무 좋은 것 같아요.
이제 소설 얘기로 다시 돌아가 볼까요. <수레바퀴 아래서>는 아까 말한 것처럼 헤세의 자전적 이야기가 담긴 소설이에요. 아버지의 영향으로 신학교에 들어갔던 헤세가 오래지 않아 문학을 향한 열정에 학교를 그만둔 것처럼 소설의 주인공 한스도 가족과 온 마을의 기대를 한 몸에 받으며 신학교에 들어가지만 하일러라는 친구와 만나면서 또 다른 세상에 눈을 뜨게 되지요.
소설을 읽으면서 여러 생각이 들었어요. 예전에 읽었을 때는 학생이었기에 느꼈던 부분이 컸다면(솔직히 기억나는 부분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요) 이번에 읽을 때는 아이를 둔 부모의 입장에서 책을 읽었어요. 두 부분의 차이는 미묘하지만 분명 달랐어요.
한스의 입장에, 그를 그렇게 만든 사람들과 사회에 분노와 아픔을 느끼면서도 부모기에 자식을 바라보는 입장은 무엇인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한스의 아버지 요제프 기벤라트씨와는 다르다고 말하고 싶지만 어떤 점에서는 그와 별반 다르지 않은 제 모습이 소설을 읽는 내내 눈에서 사라지지 않았어요.
그래서였을까요? 한스가 감당해야 했던 수레바퀴의 무게도 상상하기 어려웠지만 부모로서 살아가는 모든 이들이 감당하는 수레바퀴의 무게는 또 어떨지 생각하지 않을 수 없었어요. 누군가는 자신의 마음과는 그 수레바퀴의 무게를 감당하지 못해 눈물 겨워하고, 누군가는 수레바퀴의 무게에 짓눌려 분노밖에 표출할 수밖에 없기도 하지 않나 싶어요.
수레바퀴 아래서는 분명 성장 소설이에요. 자라나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의미에서 그렇기도 하고, 그런 아이들을 양육하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준다는 점에서도요. 그래서 모두가 읽어야하지 않나 싶어요. 아이도, 부모도. 또한 그들이 함께 살아가는 사회의 모든 이들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