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황경신 지음, 김원 사진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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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이라는 말에 아이처럼 가슴에 설레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세월이 많이 흘러서 그런지 예전처럼 사랑이라는 말에 그렇게 설렌다는 생각이 들지는 않네요. 물론 지금도 사랑이라는 말이 너무나 좋고 여전히 누군가한테서 그 말을 듣고 싶긴 하지만요.

 

황경신님의 글과 김원님의 사진으로 이루어진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는 어느새 사라져버린 듯한 사랑에 대해, 또한 그 사랑을 기억하는 추억에 대한 글들이 담긴 아주 예쁜 책이에요. 개인적으로 사진과 글이 함께 싣는 구성을 좋아하기에 이 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지요.

 

흐려지는 것도 추억입니까

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날아가는 것도 꿈입니까

잡을 수 없는 것도 삶의 흔적입니까(지워지는 것도 사랑입니까 )

 

사랑과 추억의 여러 단면 중에서 이 글에 적힌 내용이 가슴을 사로잡은 건 그만큼 지금의 제 모습이랑 많이 닮았기 때문일까요? 여전히 누군가를 사랑하고, 여전히 하루하루 늘어가는 추억을 간직한 채 살아가지만 잠시만 돌아서도 조금씩 흐릿해지고, 조금씩 지워져가는 모습들에 가슴 아파하기 때문일까요?

 

이 책에는 예쁜 글도 많고, 가슴을 울리는 글도 많고, 글에 너무나 잘 어울리는 감각적인 사진들도 많기에 더욱 깊이 빠져들어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추억의 세계로, 사랑의 울림이 있던 그 시절로 돌아갈 수 있지 않았나 싶어요. 어느 새 추워진 가을 날, 마음 속에 사랑이라는, 추억이라는 조그마한 불씨 하나를 다시 타오르게 하면서 잊었던 그 곳으로 돌아간 시간이 가슴에 사무치게 좋았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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