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정치사상사연구
마루야마마사오 / 통나무 / 1998년 9월
평점 :
절판


마루야마 텐노오(天皇)!

일본에 대해 피상적으로 (예: 일본이 있니 없니, 혹은 배낭여행기 등등) 떠드는 것이 아니라, 학술적으로 본격적인 관심을 가진 이라면 마루야먀 마사오(丸山眞男)라는 존재에 대해 잘 알고 있으리라.

사실 국내에 일본사상사(日本思想史)에 대한 관심을 본격적으로 환기시킨 사람으로 도올 선생을 빼놓을 수가 없는데, 《일본정치사상사연구(日本政治思想史硏究)》의 해제에서 도올이 마루야마 마사오라는 존재를 알고난 이후 지천명의 나이에 이르도록 치열하게 대결해온 역정을 기술한 것만 보더라도, 일본학계에서 마루야마의 존재가 어떤 것인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도올의 고백에서도 나타나듯 아직도 일본학계에서 ‘마루야마 텐노오(天皇)’의 권위를 뛰어넘는 자를 찾기 힘든게 사실인 듯 하다. 물론 마루야마 생전이나 사후에 마루야마의 방법론을 비판한 학자나 서적이 없었던 것은 아니었으나, 근원적으로 마루야마를 부정하고 뛰어넘는 성과가 있었던 것은 아닌 듯 싶으니.. 오죽하면 도올의 데미안 쿠로즈미 마코토 교수가 마루야마의《켄큐(硏究)》를 "거대한 거짓말"이라 했을까.

일본에 유학을 간 학자들을 크게 분류하자면 대개 두가지 타입으로 볼 수 있을 듯 싶다. 일본 학계의 우월성에 심취해 매몰되는 사람과 그 속에서 허점을 발견하려 애쓰는 사람.

도올은 마루야마가 서구라파 근대사상이나 서구라파의 역사전개방식에 대해 하등의 의심을 품지 않고 종교적 신념처럼 받아들이고 있음을 비판하고 나름대로 일본학계의 문제점을 넘어서려 애써왔으니, 후자에 속한다고 볼 수 있으려나..

이 책의 번역자 김석근 교수는 마루야마의 여러 저서를 한글로 번역해 내면서 실력을 쌓아가고 있음을 볼때, 우리학계의 신진학자들이 마루야마의 저주를 풀 날도 조만간 오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보며..

나 역시 수박 겉핥기만 한 것에 지나지 않지만, 이 거대한 책에 서평이 적은 것이 안타까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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