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을 써야 할지 떠올릴 수 없을 때, 마지막으로 매달릴 수 있는 동아줄 같은 책이다. 떠올릴 수 있을 만한 소설이나 영화 속 장소를 모두 망라해 두었고, 그 장소를 상상할 때 도움이 될 만한 묘사들과 각각의 장소에서 일어날 수 있을 법한 흔한 사건들까지 전부 정리되어 있다.
종이 위 인물에게 생명을 부여하려는 시도라도 해보려면 그전에 반드시 수행해야 할 과제가 있다. 당신이 만든 인물의 외면과 내면을 최대한 세세하고 꼼꼼하게 따져 묻는 것이다. 일단 세부사항을 말끔히 정리하고 나면, 한 인간을 종이 위에 포착해낸다는 불가능에 가깝던 임무가 가능해질 뿐만 아니라 심지어 쉽게 느껴질 것이다.
이 책은 무난한 내용이 아니다. 누구든 이 책을 읽고 나면 온갖 새로운 아이디어로 무장하게 될 것이다. 이 책은 당신을 한계까지 몰아붙일 것이며, 당신의 작품을 구석구석 파헤치도록 압박할 것이다. 문학 에이전트로서 나 역시 한계까지 몰린 경험이 있다. 지난 5년 동안만 계산해도 5만 편 이상의 원고를 읽어야 했으니 말이다. 내가 당신을 통해 배운 것들을 이제 다시 당신에게 알려주려고 한다. 이제 내가 보답할 차례다.
이야기가 한차례 영감의 번득임으로 완성되는 경우는 드물다. 그 반대로, 최고의 걸작은 등장인물뿐만 아니라 그 안에 층층이 쌓인 서스펜스와 갈등 구조에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다.
이 책의 목적은 훌륭한 아이디어 하나를 떠올리는 것이 플롯의 전부가 아님을 보여주는 것이다. 오히려 그 반대다. 좋은 플롯은 여러 가지 아이디어와 인물 묘사, 여정, 서스펜스, 갈등, 맥락 등 다양한 글쓰기 요소의 융합체이다. 물론 아이디어는 중요하지만, 이런 보조 요소들이 없다면 그냥 그것으로 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