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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날개를 펼친 밤
김재국 지음 / 미문사 / 2019년 5월
평점 :

현실 세계의 루저와 가상세계의 위너의 이야기가 적혀있는 푸른 날개를 펼친 밤이라는 장편소설을 읽었습니다! 원제가 게이머였을 정도로 스토리가 게임에 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고 작가님이 인생도 게임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것 같더라고요. 책에 많은 의미가 담겨있으나 모두 이해할 필요는 없다는 작가님의 머리말에 가벼운 마음으로 읽기 시작했습니다. 현실에서는 피부가 거무튀튀하며 키는 난쟁이 똥자루만 한 볼품없는 외모의 주인공. 시골에서 어머니가 보내주는 돈으로 고시텔에서 생활하며 공부는 손에서 놓은지 오래인 빈곤한 경제력의 소심한 사나이. 하지만 게임 속에서는 절정 고수 반열에 속할 정도로 사내대장부의 캐릭터를 갖고 있다 보니 더욱더 게임 속에서 빠져나오지 못하는 것 같았어요. 결국 게임 속의 상위층 비욘드 월드에서 본인의 심장을 찔러 죽게 된 주인공의 게임 캐릭터 옥기린이 언더월드라는 곳으로 내려오게 되는데요. 언더월드에서 다시 비욘드 월드로 올라가려면 100위 내에서 초절정 고수가 되어야 하기 때문에 비욘드 월드로 올라가는 목표를 이루기 위해 노력하며 이어지는 싸움들을 하는 동안 실제로 주인공도 많은 변화가 이뤄지는 모습을 볼 수가 있어요. 결국 작가님이 독자들에게 말하고 싶은 메시지는 인생도 게임과 같고 인생에서 난이도는 고통이라고 생각한다는 것과 작가라는 직업이 책 속의 이야기 결말을 전지전능한 권한으로 지어낼 수 있듯이 우리도 나의 인생을 전지전능한 권한으로 꾸려나갈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은 것 같았어요. 태어나기 전에 자식은 부모를 선택해서 태어난다는 글을 예전에 본 적이 있어요. 진실일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수억 마리 정자중에 제일 건강하고 빠르게 나아가 생존해서 엄마 뱃속에서 열 달을 버티고 태어난 나이기에 앞으로는 내 삶이 힘들게 느껴져도 작가님의 생각처럼 "내가 남보다 고난이도의 생존게임을 선택한 고수"일지도 모른다는 마음으로 더 열심히 살아야겠어요!
너 자신이 스스로를 믿고 자랑스러워할 때 비로소 강해지리라.
이 말 또한 진리였다. (p.40)
인식의 문제이다. 인식하느냐 않느냐에 따라 존재하기도 하고
존재하지 않기도 한다. (p.48)
깨달은 자는 외적인 조건에 관계없이 저절로 그릇의 크기가 드러난다.
그게 군자이고 대인이다. (p.56)
전이나 지금이나 마음은 그대로 하나인데, 이놈이 가만히 있지 못하고 잔나비처럼
이 가지 저 가지로 옮겨 다니는구나.
허, 어찌 이렇게 잔망스러운가. (p.58)
아직 깨달음과는 거리가 있어서인지 모르지만 공감할 수 없다.
고통은 고통이고, 기쁨은 기쁨이다. 고통을 기쁨으로 변형시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p.13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