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투갈, 땅이 끝나고 바다가 시작되는 곳 - 반복되는 일상에 떠밀리다 마침내 새로운 세계에 닿다
오건호 지음 / 텍스트칼로리 / 2021년 9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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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가 이렇게까지 성행하기 전 부모님과 함께 다녀왔던 마지막 여행지 #포루투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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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였을까.
#포루투갈땅이끝나고바다가시작되는곳 이라는 제목을 보자마자, 묘한 기분이 일어 바로 책을 집어들었던 것 같다
이름이 주는 무한한 반가움과 그곳에 방문한지 꽤나 시간이 흘러서 주는 아련함의 그 중간쯤되는 기분에 한껏 들떠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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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장을 다니는 동안 회의감은 더욱 커져갔지만, 그것이 꼭 나쁜 것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더 이상 허울을 쫓아가지 않고 온전히 나에 대해 집중하는 시간을 가질 수 있었다. (중략)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어떻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지에 대해 조금 더 깊게 생각해 보며 먼발치의 환상보다 '지금', 그리고 '나'라는 것에 대해 점점 가치를 두기 시작했다. 남들보다 뒤처지면 안 될 이유, 남들처럼 하지 않으면 안 될 이유는 어디에도 없었다. (p. 118~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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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의 나는 여러모로 삶에 여유가 없고, 지금보다 스스로에게 자신이 없을 때였다
기대를 가졌던 것들에 대해 실망스러운 순간들이 생기고 그것을 어떤 식으로 풀어나가야 할지 막막하던 때였다. 어떤 상황에 대한 '끝'(종결)이 간절히 필요했다
 
그러한 순간, 타국에서 느끼는 땅 끝, 무엇인가의 '마지막'이라는 의미가 주는 묘한 울림이 그때의 내겐 꽤나 다르게 다가왔다. 그래서 바닷바람을 맞으며 참 오래 같은 자리에 서 있었던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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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오건호 작가님 역시 지친 일상, 과도한 업무에 시달리다 떠난 곳이 포루투갈이었다
 
그래서 그의 작은 글 한 줄, 소중한 단어 하나에 매우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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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인을 위로하는 마음 깊숙한 곳에는 자신이 가진 슬픔을 위로하려는 무의식이 자리 잡고 있다고 생각한다. (중략) 내가 위로하고자 하는 대상이 무엇인지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면, 그곳엔 언제나 상대방에게 투영된 나의 슬픔이 있었다. (p.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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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역시
포루투갈, 그곳에 날선 나의 작은 슬픔들을 묻어두고 왔다
타국의 땅 끝. 그곳에 작디작은 나의 힘듦을 날려버리고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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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 두껍지 않은 책이었지만 꽤나 오랜만에 정성들여 책을 읽었다
그 날의 기분과 그 당시의 마음이 문득문득 가슴을 툭툭 건드려 조금 신중히 글을 읽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시 그때보다 강해진 내 스스로를 대견한 마음으로 바라볼 수 있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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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같이 힘든 시국, 답답한 마음을 가진 이들에게 꼭 추천하고 싶은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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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것이 아닌 것들로 채운 삶이 조금씩 비워지기를, 그리고 내게 온전히 맞는 모습을 찾을 수 있는 날이 오기를. 그렇게 희망해 본다.(p.1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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