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부기와 쵸비라서 행복해
김지아 지음 / 이덴슬리벨 / 2018년 9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애완동물을 곁에 둔 사람은 물론, 여건이 되지 않아 키우지는 못해도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알 것이다. 애완동물들이 사람에게 건네는 행복한 에너지와 묘한 안정감을 말이다. 뿐 만이랴. 온갖 재롱으로 주인 –혹은 그를 지켜보는 누군가-을 웃게 만들기도 하고, 사회생활로 곤죽이 되어 집에 돌아왔을 때는 슬며시 다가와 위로를 건네기도 한다. 그들은 어떠한 상황에서든 무조건적으로 내 편이 되어준다. 그러니 그들을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으랴.


포토에세이 <꼬부기와 쵸비라서 행복해>는 동영상 채널 유트브에서 전세계에 있는 수 백 만명의 시청자에게 사랑을 받고 있는 고양이 ‘꼬부기’와 ‘쵸비’의 일상을 움직이는 영상이 아닌 정지된 컷으로 담고 있다. 하얀 털이 복슬복슬한 형 ‘꼬부기’와 어느새 형보다 더 거대한 몸집을 지니게 된 ‘쵸비’의 사랑스러운 모습이 담겨있다. 얼굴만 봐도 너무 예쁜 두 형제의 사랑스러운 애교와, 말없이 건네는 위로와, 주인을 향한 관심과, 무조건적인 애정이 책 안 가득 컷 컷을 채워, 사진만 봐도 힐링이 되는 기분이다.


특히 1년여간 친구가 맡기고 갔던 고양이 두 마리를 돌보았던 적이 있던 터라, 두 녀석의 묘생(?)일기를 보며 자꾸 주억거리는 고개를 바로 잡느라 힘들었다. 더불어 햇빛이 좋아 베란다 창에 껌딱지 마냥 달라붙어있던 녀석들을, 작은 박스 안으로 숨어들어가 몇 시간을 찾아 헤메던 녀석들이 부스스한 눈으로 상자 안에서 고개를 들이밀 때의 안도감과 당혹감 등, 잊지 못할 추억들이 둥실하고 떠올라 웃음 짓게 만들었다.


지금은 다시 애묘인으로 돌아와 포메라니안을 키우고 있지만 책을 보고 있자니 다시 집사로 거듭나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생각이 들었다는 것뿐이지, 아마 오랜 시간이 흘러도 내 성격 상 강아지의 친근함에서 벗어나지는 못할 것 같기도 하다.)


더불어 책에는 정지된 그들의 모습 뿐 아니라, QR코드를 연결해 두 냥이의 살아 움직이는 모습을 볼 수 있도록 만들어두기도 했다. 살아있는 녀석들이라 그런지 사진의 정적임보다는 살아 움직이는 생동감이 훨씬 더 나를 미소 짓게 했다. 동영상을 통해 그들을 보고 있자니 절로 웃음이 나서 계속 입을 귀에 걸고 있었다. 어쩜 이토록 사랑스러울 수 있는지 하고 말이다.


다만 안타까운 것은 의젓하고 착한 형 ‘꼬부기’가 복막염으로 인해 1년여 간 아파하다가 결국 세상을 떠났다는 것이다. 책 말미에 저자가 조심스레 건네는 이야기를 읽고 나니 책을 덮고도 내내 가슴이 아팠다. 책을 읽는 동안 마치 곁에서 나를 위로해주던 녀석이 훌쩍 사라진 것 같은 기분이 들어서였다. 저자의 말처럼 착한 아이였던 만큼 부디 좋은 곳으로 갔기를 바라는 마음이 들었다. 그리고 좋은 집사들과 함께 했던 기억을 떠올리며 나중에 꼭 다시 그들과 만나 행복할 수 있기를 –저자의 말을 빌리자면- 빌었다.


여러모로 힐링은 물론, 행복을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