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 - 기쁨의 감각을 천천히 회복하는 다정한 주문
김혜령 지음 / 웨일북 / 2018년 8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

일상을 살아가는 일도 이와 마찬가지다. 하루를 보내는데 거창하고 완벽한 준비가 필요하지는 않다. '이 정도면 살 만하네'라는 마음이면 충분하다.

-

행복 (happiness/幸福)이란?


1. 복된 좋은 운수
2.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어 흐뭇함 또는 그러한 상태

 

라고 국어사전에 명시되어 있다.

 

줄여 말하면 행복이란 '생활에서 충분한 만족과 기쁨을 느끼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리라. 그런데 사람들은 '행복하다'는 말보다 '불행하다'는 말을 더욱 많이 하고 산다. 하지만 불행의 근원이라 일컫는 '인생이 팍팍하고 고되다는 것'은 사실 혼자만 겪는 일이 아니다. 내 주변에서 흔하게 너도, 나도, 누나도, 형도, 하물며 엄마, 아빠도 겪는 일 -그것의 대소를 차치하고- 이다. 더군다나 그런 불행한 일이 우리의 긴 삶 -80년을 평균 수명으로 보고- 속에서 매 순간, 혹은 매일 일어나는 것도 아니다. 그런데도 우리는 늘상 불행해한다. SNS에 허세를 떨며 올린 사진을 보고 자기보다 잘 산다며 비교하여 불행하다 느끼고, 자신보다 (실제로 그만큼 행복할지 안 할지도 모르면서) 행복해보이는 사람들을 보며 불행해하는 것이다. 그들의 삶과 내 삶은 분명 '별개'인데 말이다. 그러다보니 나에게 다가오는 작은 행복들은 채워지지 않는 욕망 안에서 재빠르게 소멸되어 가고, 그 빈 공간을 잠식하여 더욱 커져 가는 '불행'은 마음 속에서 활개를 치는 것이다.

 

이처럼 우리는 왜 행복하고 즐거운 감정보다 불행하고 우울하다는 단어에 더 민감하고 예민하게 반응하는 것일까.

 

평소에 빈번하게 즐겁고 웃음나는 일들도 많은데, 왜 단 한 번, 감정이 상하는 일로 인해 불행하고 즐겁지 못하다고 느끼냐는 말이다. 나는 자못 그것이 궁금했다. 더욱이 우리나라 「헌법」 제10조에서는 “모든 국민은 인간으로서의 존엄과 가치를 가지며,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라고 규정하며 국민의 행복을 장려하고 있다. 이 말을 요약하면, 제발 생활하면서 즐겁고 웃으며 살아가라는 이야기다.

 

이 법령을 근간으로 하는 '행복추구권'은 근대 입헌민주주의의 핵심인 개인주의·자유주의를 그 사상적 기반으로 하는데, 여기서의 행복은 다의적(多義的)인 개념으로, 각자의 생활조건이나 가치관에 따라 다르게 이해될 수 있으나, 최소한 인간적인 고통이 없는 상태 내지는 만족감을 느낄 수 있는 행복한 상태를 의미한다고 한다. 즉, 우리는 행복을 추구하며 여기서 행복이란 사실 별 거 아닌 작은 일 -소소한 것-이라는 거다.

 

'소소한 행복.'

 

많이 들어봤을 것이다. 요즘 여러 매체는 물론 다양한 컨텐츠로 재생산 될 만큼 '붐'이 일고 있기 때문이다. 너도 나도 여기저기 갖다붙이고 있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복)'이 바로 앞서 지리하게 내가 늘어놓았던 소소한 행복, 즉, 헌법 10조에서 주구장창 주창하던 모든 국민은 블라블라 행복을 추구할 권리를 가진다는 그거다. 그래. 우리는 사실 이 작은 것들의 행복을 행복이라 생각하지 못 하다가 요즘에서야 그것도 행복이었구나 하고 느끼는 것이다. 그래, 그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란 말인가.

 

 

-
내 안정만이 너무나 중요하고, 내 고통만이 세상에서 유일한 것이 되기 때문이다. 넘어지면 제 상처밖에 볼 수 없다. 바로 그것이 더 치명적인 고통이 된다.

-

오늘 읽은 책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는 나와 같은 의문에서 시작을 한 것 같다. -어쩌면 그리도 작가가 나와 같은 생각을 여기 저기 해두었는지 내 마음 속에 들어왔다 나와도 이보다 글을 잘 적어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하지만 (나보다는) 더욱 박식하고 유려하게 문학, 철학, 심리 저서에서 인용한 말들과 상황을 구성하여 평소 우리 주변에서 일어나는 '흔한 행복'들에 대해 그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냐 반문한다.

 

그는 사람들이 '일탈'(평소 본인이 근거지를 두고 있는 삶으로 부터의 해방)로써 행복을 느끼는 '여행'이 주는 행복은 물론, 누군가를, 혹은 무언가를 향한 애정의 '덕질'조차도 행복의 기준으로 둔다. 그리고 인간관계의 적당한 거리두기 및 느리게 걸어가는 삶 등이 사실 그리 나쁘지 않음을, 조급해하고 긴밀한 인간관계에서 오는 스트레스들 때문에 더 불행해질 수 있음을 이야기하기도 한다. 다양한 이야기를, 그리고 그 속에 위치한 작은 행복들을 나열하고 보여주고 이야기하며 공감을 구한다.

 

 

-
현재에 불만이 많고 불행한 사람이 미래의 어느 날 갑자기 행복해지기는 어렵다. 인내는 쓰고 열매는 달다지만, 그 열매가 내가 간절히 원했던 열매인지도 의심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그동안은 그야말로 알 수 없는 미래인지라 막연하게 참고 노력하면 늘 좋은 것이 기다리고 있을 거라 믿어볼 뿐이었다. 하지만 사실 우리는 생각만큼 우리 자신을 잘 모르지 않는가.

-

자, 이제 노트를 펼쳐 보라.


오늘 있었던 일들 중 자신에게 일어났던 행복했던 일 -혹은 웃었던 일- 5가지와 불행했던 일 -혹은 인상이 구겨졌던 일- 5가지를 적어보라. 적어보다 보면 생각보다 오늘 하루 당신과 나에게 많은 행복이 따라왔음을, 그리고 생각보다 불행하다 느낀 일이 별 거 아니었음을 느낄 것이다. 그리고 그 작은 행복들이 쌓이면 분명, 오늘의 내일의 그리고 앞으로의 나는 행복할 것이라 생각이 든다.

 

그러기에 앞서, 아직도 나는 불행하다고 느낀다면 이 책 '이게, 행복이 아니면 무엇이지'를 한 번 펼쳐보라. 거기에 답이 보일 것이다.  (끝)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