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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게 말하는 당신이 좋다
임영주 지음 / 메이트북스 / 2018년 8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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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쁘게 말하는 사람은 ‘자기 말을 하면서도 듣는 사람을 생각하는 말’을 합니다. 말 듣는 사람의 입장, 나이, 상황 등을 고려하여 말을 하는 것입니다. 이쁘게 말하는 사람은 말의 힘을 알기에 말을 다듬고, 어휘를 골라 말합니다. 말을 다듬어 말하므로 거칠지 않아 상처 주는 일도 적습니다. ‘밉게 말하는 사람’과의 결정적 차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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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 한마디에 천 냥 빚도 갚는다, 혀 아래 도끼 들었다, 웃으라고 한 말에 초상난다, 살은 쏘고 주워도 말은 하고 못 줍는다 등, 예로부터 ‘말’과 관련한 여러 속담들이 구전되어 내려왔다. 우리의 선조들도 ‘말’이 가진 힘과 그 파급력을 인지한 것이리라. 그리하여 한 마디 한 마디에, 상대를 기쁘게 하고 때론 슬프게 하며, 혹은 화가 나게 하거나 즐겁게 할 어떤 힘이 말에 있다는 것, 그런 말의 중요성에 대해 수차례 강조했던 것이다.
뿐만 아니다. 우리는 말의 영향성에 대한 일화들도 종종 듣게 된다. 누구나 한 번쯤 들어봤을 잘 아는 예시 중에 이런 것이 있다. 두 컵에 똑같은 물을 담아 둔 실험. 그리고 한 달 동안 한쪽에는 이쁜 말만, 한 쪽에는 미운 말만 지속적으로 하였더니 물의 결정체가 달라졌다는 일화 말이다. 이쁜 말만 들은 물은 그 결정체가 아주 질서정연하고 고르게 이루어져 있으나 미운 말을 지속적으로 들은 말은 결정체의 질서가 엉망으로 흐트러져 있었던 것이다.
나도 회사 생활 초반에 말을 너무 함부로 하는 상사를 만난 적 있다. 답답하기도 하고, 어떤 때는 콱 지어박고 싶었으나 이 또한 지나가리라는 마음으로 버텼다.
A 과장 : 야. 병신아. 너 어제 내가 하란 일 다 끝냈어, 안 했어?
나 : 일단 하라고 하신 부분까지는 다 마쳤습니다.
A 과장 : 야. 넌 꼭 내가 확인까지 하러 와 줘야겠냐? 존나 안 바쁜 새끼가 일하는 꼬라지하고는.
나 : 죄송합니다. 바빠 보이셔서 좀 편하실 때 가져가고자 했습니다.
A 과장 : 됐다, 말을 말자. 저리 꺼져, 새꺄.
나 : ...... 네, 알겠습니다.
그와 부딪혀야하는 상황이 생길 때 마다 너무 화가 났다. 그러나 사내 지위로써는 약자의 위치에 있던 나는 그의 싫은 말과 짜증을 오롯이 다 담아내야만 했다, 그렇게 이야기를 계속 듣다보니 위축되고 피폐해 갔으며 결국 우울한 기분 상태가 유지되었다. 그 상사로 인해 다른 회사로 이직하거나 팀을 옮긴 사람도 여럿 있었다. 그러다 보니 회사에서는 조치를 취해야 했고 이런 저런 사고가 겹쳐 결국 그가 퇴사하게 되었다. 그에게 잘 가라고 인사를 건네는 이가 한 명도 없었다. 나는 저렇게는 살지 말자고 다짐하며 그에게 마지막 인사를 건넸다.
나 : 짐 좀 같이 들어드릴까요?
A 과장 : ...... 너 지금 나 여기서 쫓겨난다고 내가 호구로 보이지? 지금 나, 처 놀리냐? 이 ㅈ 만한 새끼가.
나 : ...... 흠. 아닙니다. 조심히 가세요, 선배.
그는 마지막까지 본인의 거친 언행이 나쁘다는 걸 인지하지 못하고 갔다. 나는 그 점이 참 안타까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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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다르고 ‘어’ 다른 사례가 참 많다. 말의 섬세함을 보여주는 방증이다. ‘아’와 ‘어’의 한 음절 차이가 말 전체를 다르게 하니 말 한 마디의 차이는 더 클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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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 ‘이쁘게 말하는 당신이 좋다’는 총 6장으로 구성되어 말의 영향과 힘에 대해 이야기한다. 같은 말이라도 어조나 느낌에 따라 달라질 수 있음을, 말로 인해 관계가 호전될 수도 있고 악화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물론 누구나 다 알고 느끼는 것이지만- 그래서 서로가 서로에게 더욱 조심해야 함을 읽으며 가슴으로 느끼게 해준다.
사실 읽다보면 누구나 아! 하고 생각하게끔 하는 글이다. 어쩌면 제목에 너무 많은 의미가 잘 내포되어 있어, 그것만 보고도 내용이 다 파악될지 모르겠다. 그래서 책이 쉽다. 누구나 다 알 수 있는 말이다. 하지만 알기만 하고 우리 모두 실천하지 않는 글일 수 있다. 내가 그랬던 것처럼 말이다. 나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 내가 하는 말들이 얼마나 다른 이들에게 상처를 주는지, 혹은 타인의 말로부터 내가 얼마나 상처를 받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글을 읽으며 반성도 하고 앞으로 어떤 식으로 나에게 상처를 입히는 사람에게 대처를 해야 할지 생각해 볼 수 있었다.
이쁘게 말하는 당신이 좋다. 나와 이야기하기에 앞서 신중하고 조심스레 말해주는 당신은 더욱 예쁘다. 그래서 더욱 좋다. 이뻐지고 싶은, 앞으로 이뻐질 당신에게 추천하고픈 책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