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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대디의 성장통
싱글대디 지음 / 바른북스 / 2018년 8월
평점 :
절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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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가장 큰 슬픔은 이런 한쪽뿐인 가정이 되도록 내가 아무 것도 못한 것에 대한 죄책감이었다. 그래서 아이들은 모르게 매일 밤마다 소리 없는 눈물을 흘려야만 했다. 겉으로는 좋은 아빠이지만 점점 자신감을 없는 아빠로 변하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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싱글맘에 대한 정보는 차고 넘친다. ‘모성애’는 경이롭고 신성한 것으로 간주된다. 반면 ‘부성애’를 근간으로 한 정보는 부족하다. 때문인지 싱글대디에 관한 정보는 거의 찾아볼 수가 없다. 그래서 이 책 ‘싱글대디의 성장통’은 우리 사회의 단비 같은 존재로 다가온다.
책의 저자는 사실 조용히 숨어살고자 했다 밝힌다. 하지만 가정을 끝까지 지키고자 했던 그와 아이들에게 상처와 피해를 주며 손가락질하는 사람들로부터 더 이상 잘못된 소문으로 상처받지 않기 위해 힘을 냈다고 한다.
책은 총 5부로 구성되어 있다.
1부는 저자가 이혼하게 된 과정을, 2부는 한국에서 살며 편견과 거짓 소문으로 인해 피해 받는 과정을, 3부는 도피처럼 떠난 캐나다에서의 삶에 대해, 4부는 다시 한국으로 오게 된 이야기를, 그리고 마지막으로 5부는 아내가 사는 곳 근처로 이사하게 된 배경과 책을 내고자 힘을 냈던 이유에 대해 밝히고 있다.
한 사람의 체험에 근거한 내용이기에 책은 술술 읽힌다. 그리고 그가 ‘남자’이고 ‘아버지’라 겪었던 수많은 편견들에 안타까움이 인다. 특히 그가 명백한 피해자였음에도 불구하고 –그의 아내는 바람을 핀 것도 모자라 아이들을 보고 싶지 않다고 하며, 그 남자오하의 관계가 정리되어 가정으로 다시 돌아오고 싶다고 밝히면서도 예전처럼 본인이 자유롭게 생활하고 즐기는데 방해를 하지 말기를 부탁한다. 또한 아이들의 연락을 받지 않으며 만약 이혼을 해도 아이들 때문에 죽지 말라고 자신은 아이들을 고아원에 맡길 것이었다고 할 정도로 지독하게 묘사된다- 의례 남자가 바람을 피웠을 것이라 사회적 편견으로 인해 여러가지 피해를 보게 된 것이다. 더불어 사회적 통념 때문에 아이들이 고통 받을까봐 걱정한다. 예를 들어 유치원에서도 일과 후 ‘엄마와 OO하며 놀기’ 같은 글들로 엄마가 없는 아이들에게 상처를 준다고 저자는 말한다.
더욱이 이러한 사회적 편견에 갖혀 싱글대디들은 더 숨어살 수밖에 없음을. 그래서 더 뒤로 숨고 나오지 않아 목소리 낼 수 없음을 이야기한다. 더불어 그는 이런 일이 애초에 일어나지 않아야 함을 강조한다. 개인의 자유 때문에 가족을, 사랑하는 사람들을 배신하는 일이 절대 없어야 함을 힘주어 강조한다. 여러모로 공감이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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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행복해야 주위 모든 사람들, 특히나 가족이 행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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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아쉬웠던 점은 조사나 부사의 사용이 잘못되거나 중복되는 곳이 많았다. –한 문장 내 목적어가 두 번이상 중복 사용되는 상황이 잦고 ‘너무 OO해서 너무’와 같이 부사 사용이 단어 앞뒤로 중복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비문이 많았으며 단어를 잘못 선택하여 쓰는 경우도 많았다. -두, 세 차례에 걸쳐 ‘뭐든’을 ‘모든’이라고 적어놓았으며 문장 상으로는 부정문이 들어가야 하나 긍정문으로 맺음하여 글이 무엇을 말하고자 하는 것인지 의문을 가지는 경우가 생겼다.-
출판사에서 교정, 교열이라던지 단어 검수를 하지 않고 출판한 것인지, 혹은 일전의 사례를 보아하니 작가의 딸이 책을 낼 때도 날 것 그대로 –출판사가 글을 조금 변형하거나 하는 것을 원치 않는 장면이 나온다- 출판하길 원했던 것을 보아하니 본인의 책도 날 것 그대로 내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으나 2판 인쇄부터는 글을 좀 가다듬고 나왔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싱글대디들이 겪는 ‘사회적 편견’에 대한 이야기를 용기 내어 잘 풀어냈다는 생각이 들었다. 용기내어 목소리를 낸 저자에게 힘내라고 격려의 박수를 전하고 싶다. 더불어 앞으로는 소수의 약자들이 조금 더 떳떳하게 살 수 있는 시대를 기다려본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