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산다
이유미 지음 / MY(흐름출판) / 2018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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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시적인 멋 부림보다 내 몸에 익은 자연스러움이 나를 더욱 돋보이게 한다.


그저 그런 류의  자기 계발 책일 거라 멋대로 판단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아니었다. (역시 제목만 보고 판단하면 안 되나 보다.) 이 책은 저자가 약 2년간 매일같이 쓴 '특별할 것 없는 보.통.의. 일.상.' 속에서 건져낸 '나'다움에 대한 이야기가 그려져 있었다. 도전을 싫어하고 낯선 곳을 꺼려하며 모험을 즐기지 않는 저자가, 그럼에도 내키는 대로 살아가며 느낀 행복한 에피소드들이 이 안에 있었던 것이다.


그 모습 곳곳에 내가 묻어나와 글을 읽는 내내 더러 공감도 가고, 더러  웃음도 났다. 저자의 머릿 글에 적혀있듯이 덕분에 이 찜통같은 여름날 시원하게 짬을 내어 쉴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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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남들이 생각하는 나보다 나를 더 과대평가하고 살았다. 살면서 적당히 고만고만하게 살아온 탓에 거의 실패란 걸 해본 적이 없었다. 그 안에서만 평가받고 그래서 남들보다 조금, 아주 조금 나은 것 뿐인데(사실 나은지도 모르겠다) 대단히 잘난 것처럼 생각하며 살아온 것이다. 이게 다 칭찬을 너무 많이 들은 탓이다. 예의상 했던 칭찬도 온전히 내가 다 잘나서 그런 줄 알고 산 탓이다.


이 부분이 특히 공감이 갔다.


글 쓰기를 좋아하는 편집 디자이너인 저자가, 5개월여에 달하는 공모전 중에 할애한 시간은 2주. 평소 글을 많이 써왔던 탓에 자만한 것이었다. 그리하여 2만명 중에 100위 안에도 들지 못했음을 한탄하며 스스로가 너무 과대평가하고 살았음에 대해 반성하는 부분이다.


나 역시 그러했다. 물론 지금도 그러하지만, 나도 얼마간은 나 자신에 대해 자만하며 산다. 글쓴이의 말처럼 나 역시 적당히 고만고만하게 살아오며 실패란 걸 해본 적도 없고, 특출난 건 없지만 남들보다 조금 나은 재능들 때문에 과한 칭찬을 받고 자라서왔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다. 인간관계에 대한 것도 생각이 비슷하여 재미나게 읽었다


낯을 가리고, 사람을 만나는데 소극적인 저자와 다르게 (이 부분에서 그녀와 나는 조금 달랐다) 나는 사람들을 만나서 웃고 즐기는 일로 하루의 에너지를 받고 산다. 하지만 기본적으로는 저자의 말처럼 누군가를 만나면 내가 즐거워야 한다고 생각함에는 200퍼센트 동감한다. 어떤 사람과 만나는 일이 불편하고 언짢다면, 거기서 괜찮은 관계로 싹트고 꽃을 피운다는 건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다. 그렇게 시작된 관계가 뭐 얼마나 오래 가겠으며 대단할 것인가 말이다.


정말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나를 닮아있고, 내가 지향하는 삶의 궤도로 많은 부분 흘러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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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은 우리가 예상하는 것보다 늘 빠르다. 나는 아직도 많은 시간을 바쁘게 보내지만 여전히 실속 없이 보내기도 한다.


2018년도 벌써 8월로 접어들었다. 시간은 유수와 같아, 무엇을 하며 어떻게 보냈는지 챙길 겨를도 없이 지나갔다. 하루 하루 고이장한 일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 하나하나가 다 기억에 남지 않을만큼 보통의 나날이었다. 일어나 씻고 회사가고 밥을 먹고 돌아오고 책 좀 읽다가 잠드는 그냥 보통의 날들 말이다.


그렇다하여 보다 더 특별난 삶을 살고자 노력하지는 않을 것이다. 그런 것에 메이기 보다는, 그녀의 말처럼 그냥 잘 안되는 것에 애쓰지 않고 보통의 날들에서 소확행하며 나답게 살면 되는 것이라 생각하기 때문이다.


이 책을 통해 오늘 하루도 행복하게 저물어 감을 느낄 수 있어 좋았다. 더불어 앞으로 다가올 내 보통의 나날도 기대가 된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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