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해외에서 먹고산다 - 재지 말고 저질러 봐! 9개국 해외취업 도전과 성공
서주형 외 지음 / 봄빛서원 / 2018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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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7년 전 일이 되었지만, 일본 현지에서 취업이 되어 나도 해외에서 먹고 살 뻔했던 적이 있다.


히라가나, 카타가나도 모르는 상태에서 일본으로 건너가 1년 반 동안 어학공부 및 취업준비 끝에 이루어낸 쾌거였다. 매일 이어지는 어학교 공부에, 주야간으로 모자란 생활비를 메꾸기 위해 아르바이트를 2~3개씩 해가며 고생한 나날에 대해 보상받는 기분이었다. 더불어 합격소식을 듣고 나서는 첫 직장이 주는 약간의 부담감과 독립하여 살 수 있을 거라는 부푼 기대감이 혼재하던 나날이었다.


그러나 그런 마음도 잠시, 운명의 장난인지 2011년에 일어난 동북대지진으로 인해 나는 서둘러 귀국해야만 했다. 처음에는 현지에 남아 직무를 계속 볼까도 생각했었지만, 하나 뿐인 외동아들의 안위를 걱정하여 매일 같이 눈물로 밤을 지새우던 부모님의 안부 전화 때문에 결국 나는 해외에서 먹고 살아야겠다는 기대를 접어야 했다.


그래서인지 이 책은 많은 부분에서 공감이 갔다.


특히 공감이 갔던 부분은, 어학적 실력에 대한 이야기였다. 앞서 이야기했듯, 일본어의 근간을 이루는 히라가나, 카타카나도 모르고 갔기에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였던 나는 모자란 어학실력을 키우기 위해 되도록 한국친구들과 멀리하고 일본어만 사용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었으며 집에 잠깐 있는 시간에도 뜻 모를 뉴스를 틀어놓고 집안일을 했다. 뿐만 아니라 아르바이트를 하던 곳도 순수하게 일본인 직원들로만 구성되어 있거나 손님들이 한국을 좋아해, 서로가 잠깐 잠깐 이야기를 할 수 있는 곳으로만 고르기도 했다.


또한 ‘서대규’ 님의 글처럼 나 역시 모자란 어학실력을 사람들과의 관계를 통해 커버하기도 해봤고 –그는 처음 맡은 아프리카 지역에 대한 영업을 맡게 되어 서로 잘 통하지 않는 의사소통 때문에 현지에 직접 찾아가 그들과의 유대관계를 쌓으며 일을 처리하기도 했다고 한다 -, ‘양성원’ 님의 글처럼 면접을 준비하기에 앞서 이미 직장에 취업한 일본인 친구들에게 이력서 문장을 첨삭 받거나 면접 준비에 도움을 받기도 했다. 참 열심히 살았던 것 같다.


앞서 말했듯, 이 책을 읽으며 9개국에서 자신의 역량을 뽐내는 10인의 이야기를 통해 열정적으로 살던 그 때의 내가 생각나, 공감도 가고 즐거웠다. 다만 어떤 글들에서는 나 이만큼 했다라는 지나친 자만이 묻어나 – 해외에서 살기 위해 어떤 점들이 필요한지에 대해 알려주는 지침이라기보다, 나 이만큼 대단한 사람이고 열정적이야 라는 글은 외려 나와 먼 나라 사람 같은 느낌을 주어 읽는 내내 빨리 그 챕터가 넘어갔으면 하고 바란 페이지도 다소 있었다 - 글을 읽는데 조금 불편한 때도 있었지만 그런 점을 다 덮을 만큼 지난 추억을 되살리게 해 준 좋은 책이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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