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한다
황희원 지음 / 경향BP / 2018년 7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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겁 :
이제는 사랑을 생각하면 설렘보다는 걱정을 떠올리고, 걱정보다 헤어짐을 겁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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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너에게

 

나는 여전히 제자리에 멈춰 서 있어. 1년 전 그 날, 이수에 있던 한 카페에서 너와 헤어졌던 그 날 말이야.


달력을 보니 오늘이 딱 1년된 날이네. 시간 참 빠르다, 그지?

 

SNS를 통해 다른 사람과 잘 만나고 있는 걸 보았어. 다행이다 싶고 좋은 사람 만나, 행복해하는 모습을 보니 안심이 되더라. 내 몫까지 더 행복해졌으면 좋겠어.

 

나?


사실 나도 그간 여러 사람들을 만나보았어. 근데 이젠 사랑을 생각하면 처음부터 알아나가야 한다는 부담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고, 혹여 헤어지면 어떡하지하는 걱정이 앞서 시작을 못 하겠더라. 근간의 있었던 몇 번의 연애들로 많이 지치고 많이 다쳤었나 봐, 나는.

 

 

 

가끔은 :
 "그 사람이 진하게 떠오르면 어떡하죠?"
"그냥 떠올려요. 별 거 있나요. 그렇게 아끼던 사람이었는데 가끔 떠올리긴 해야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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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헤어지는 순간까지도 여전히 서로를 많이 아꼈지만, 그 넘치는 사랑만으로 서로를 보호해주기엔 너무 다른 연애 방식을 가지고 있어 참 많이 다투고 참 많이 지쳤었지, 서로에게.


그래서 일까.


뭔가 후련하지 않았던 이별 탓인지, 여전히 내 꿈 속에는 네가 나타나. 너무 선명하기 때문에 외려 꿈인 걸 인지하고 잠에서 깨면 너무 허망하리란 것도 알지만, 그 순간이 주는 달콤함 때문에 나는 그 밤이 영영 지속되길 바라. 그리고 잠에서 깨면 웬지 모를 서운함이 폭풍처럼 가슴으로 밀려 들어와 하루 종일 멀뚱하게 시간을 보내곤 해.


그리곤 차라리 그 시간들이 없었으면 바라기도 하지. 근데, 어찌 그래. 그렇게 아끼고 보듬고 사랑하고 마음을 젔던 사람인데. 기억인 아나는 게 외려 이상하지. 그래서 나는 네가 내 몫까지 잘 지내주었으면 좋겠어. 후회따위 없이 말이야.

 

 


후회하지 않는 방법 :
흘러가는 시간을 헛되이 보내지 마라. 보고싶은 사람은 망설임 없이 보러 가고 해야할 일은 다음으로 미루지 않으며 하고 싶은 일엔 주저 없이 도전하고 실철하길 바란다.
그대에게 '다음'이란 없는 것처럼 하루를 후회 없이 살아가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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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어진지 딱 일년 째 되는 날에, 이 책을 읽고 서평을 쓰게 되었다.


대부분이 사랑과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그득한 글들을 읽으며 그간 왜 다시 연애를 시작하지 못할까 하던 의문들이 다소 해소 되었다. 어디선가 본 듯한 느낌의 글들도 있고, 너무 감상적이라 외려 오글거리는 문장들도 산발하지만 꽤나 공감할 만한 생각들이 정리되고 나열되어 있어 읽는 내내 지금의 내 기분이 드러난 구절들을 표시해 두었다.


그간 책을 통해 참 많이 위로 받았다 생각하고, 괜찮아졌다고 생각했었는데 아니었나 보다. 이 책을 읽다보니 여전히 그 시절 그 곳에 머무르는 어리숙한 나를 발견하게 되었다. 이제는 슬슬 털고 일어서야 할 때가 아닌가 하는 마음도 들고.


여러모로 내 감정들을 다시 한번 되감아 보고 날선 감정들을 잘 다독여 준 좋은 책이었지 않나 싶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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