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
김지영 지음 / 푸른향기 / 2018년 7월
평점 :
구판절판


"다들 사는 게 바빠 내 투정을 들어줄 사람이 없었다. 오늘도 어제와 독같은 날이 반복되었고, 내일도 오늘과 다를 바 없으리라는 것을 알았다. 피곤에 절어 잠이 들며 꿈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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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아가며 한번도 일탈을 꿈꾸어보지 않았다는 것은 아마 거짓말일 것이다. 삶의 매 순간순간이 기쁘고 행복하고 즐겁다면 그럴 수도 있겠지만 우리 삶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 무한 경쟁사회에서 하루하루를 버티며 살아가야하는 나 역시, 이 쳇바퀴 같은 나의 일상에서 벗어나고픈 마음을 간신히 억누르며 살아간다.

 

하지만 일을 그만두고 일탈을 감행한다 하여, 앞으로 내 삶을 더 좋은 방향으로 이끌고 나갈 진취적인 목적 의식이 있는 것도 아니고 퇴사 후 찾아 올 며칠 간의 달콤함을 누리기 위해 선뜻 사직서를 날리는 것이 아직 생각이 짧은 나에게는 대책없는 일이라 생각하여 그런 마음을 꾹꾹 누르고 살고 있다.

 

하지만 이번에 읽은 포토에세이 '예쁜 것은 다 너를 닮았다'의 김지영 작가는 조금 달랐다.

 

책 표지에 그녀는 자신의 소개를 이렇게 하고 있다. 자신은 좋아하는 것도 잘 하는 것도 없는 이름까지 평범한 대한민국 청년으로 실패가 두려워 꿈으로부터 도망치고 점수에 맞추어 들어간 대학은 남들보다 훨씬 오랜 기간을 들여 겨우 졸업을 했으며, 그 후 터무없이 적은 연봉을 받으며 열심히 살아봤지만 결국 삶은 한치도 나아지지 않았고 행복하지 않았다고 기술하고 있다. 이것이야 말로 요즘 우리나라를 살아가는, 나를 포한한 많은 청년들의 모습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지만 그녀는 그러한 삶에 스며들어 스스로를 내려놓지 않았다. 자신을 지키기 위해, 그리고 자신을 보듬기 위해 보통의 것들로 부터 '일탈'을 감행한 것이다. 이 책은 1년 7개월 동안 40개국을 여행하며 느낀 그녀가 남긴 일탈의 기록들이다. 생각보다 더 어른스럽지 못 한 자신과 조우하고 마음의 여유를 배웠으며 다시 못할 사랑을 한 삶의 기록들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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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에도 몇 번씩 마음이 변하는 변덕쟁이의 여행엔, 골라낸 답안에 대한 후회와 남겨진 많은 선택지 속의 미련들이 넘실거린다. 앞으로 남은 여행도, 그리고 내 인생도 그렇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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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을 살아가다 보면 우리는 많은 선택지 앞에 서게 된다. 그리고 고심 끝에 선택한 답안에 대한 결과에 대해 기쁨을 느끼기도 하지만 후회를 하기도 한다. 그리고 고르지 못한 다른 답변에 대해 미련도 가진다.

 

나 역시 마찬가지다. 현재는 일탈을 감행하지 못하고 현실적인 상황에 맞추어 살고자하는 답안을 선택했지만 가끔 밀려는 후회 때문에 여전히 일탈이라는 답안지에 대한 미련을 가지고 있다. 비단 사회생활 뿐만 아니라, 어떠한 상황에 대해서건  누구나 응당 생각하는 것들이리라.

 

그래서인지 내가 택하지 못한 답안을 과감하게 선택한 뒤, 현실로 부터 훌쩍 떠나가 더 많은 고생과 더 힘든 하루를 겪으면서도 그 모든 '날 것'들이 아름답다고 느끼는 그녀가 참으로 부러웠다. 그러면서도 고마웠다. 내가 선택하지 못한 것들을 간접적으로나마 느껴 볼 수 있도록, 그리고 생각할 수 있도록 해줘서 말이다.

 

그런고로, 용기가 없어 섣불리 현실로 부터 벗어나지 못하는 그대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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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여행은 멀리서 보면 꽃가루가 날리고 폭죽이 터지는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본다면 짠한 만큼 비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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