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슈타인 클럽의 비밀 - ESCAPE BOOK
이반 타피아 지음, 윤승진 옮김 / icox(아이콕스)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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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의 진정한 주인공은 바로 독자 여러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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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소 방탈출을 좋아하는데다, 근래에 출시괸 방탈출 형식의 보드게임을 직접 사서 해볼 만큼 추리식 게임을 즐기는데, 방탈출 테마를 기반으로 하는 소설이 나왔다고 하여 읽어보았다.


방탈출이 시간 내 정해진 미션들을 완료하여 방을 빠져나가는 것이 메인 미션이라면, 이 책은 60분이라는 시간을 두어 주인공을 미로에서 탈출시켜야 한다. 방탈출에서 사용하는 짧은 스토리들을 독자들이 이해하며 진행할 수 있게 소설 형식으로 풀어썼다.


사회자가 미로 시스템에 법적인 문제는 없느냐고 묻자 아나스트가 내놓은 대답은 설상가상이었다. 그는 카메라를 정면으로 응시하더니 이렇게 말했다.

─ 침입자는 감옥으로 가고 나는 법정에 서겠지요. 하지만 한 번 해볼 만한 게임입니다. 저에게는 업계 최고의 변호사들이 있으니까요.

전반적인 내용은 이러하다.


주인공은 28세의 탐사전문기자 칸델라 푸에르테스이다. 그녀는 세계 경제를 무너뜨리려는 반슈타인 클럽의 무서운 음모와 그 곳의 장인 아나스트 세스터의 비리를 밝히고자 한다. 그녀는 스스로 아나스트가 만든 함정 안으로 들어가, 그곳이 얼마나 썩어있는지 자신의 눈으로 확인하고자 한다. 


각 스토리는 3~5페이지 분량으로 되어 있으며, 바로 뒤에 이어 나오는 미션은 1~2페이지로 구성되어 있다. 


여기에 이 책의 첫 번째 재미가 있다. 수수께끼를 풀면 단순히 다음 장으로 넘어가는 것이 아니라 문제의 답이 제시하는 페이지로 넘어가는 것이다. 즉, 방탈출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게 미션들을 탈출하게 되면 우리의 주인공인 칸델라를 구하게 되고 무사히 방탈출을 하게 되는 셈이다.


그렇다면 모르는 문제가 나왔을 때는? 답이 해결될 때까지 풀어야 하는가?


두 번째 재미는 바로 이것이다. 보통 방탈출을 하면 2개의 미션을 물어보고 힌트를 얻을 수 있다. -가끔 장기자랑을 하고 1개의 힌트를 더 얻을 수 있는 곳도 있긴 하다- 이 책 ‘반슈타인 클럽의 비밀’도 힌트가 제공된다. 각 문제들 뒤에 적힌 페이지로 가서 힌트를 제공 받거나 QR 코드를 이용하여 힌트를 얻을 수 있다. 원하는 형태로 트를 취하여 문제를 풀면 된다. 다만 힌트의 개수가 무한대로 가정되어 있는 점은 다소 아쉽다. 본인이 몇 개까지 힌트를 줄지 스스로 정할 수는 있지만, 그게 얼마나 지켜질지의 문제도 다소 의문이긴 하다. 도서로 된 탈출 형식의 게임의 문제라고나 할까. 이건 앞으로 이런 형식의 책이 더 출간된다면, 좀 더 고민해봤으면 하는 부분이다.


이러한 점을 차치하고, 이 책이 주는 세 번째 재미는 바로 경제상식을 제공한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방탈출의 경우, 로맨스, 공포, 스릴러 등 장르의 다양성이나 재미적인 측면은 충분하지만 정보 제공이나 상식을 제공하는 것은 극히 드물다. 짧은 시간 안에 문제 해결하고 방을 탈출하는 것이 우선이다 보니 문제를 어떻게 꼬아서 사람들에게 더 재미를 줄까하는 말초적인 내용에 힘을 주기 때문이다. 반면, 이 책은 지식 제공에도 힘을 쓴다. 내용을 풀어내고 미션을 해결해나가는 과정 안에서 신문을 통해 알게 된 경제 문제들을 불쑥 튀어나온다. 그런 상황에 더 빠져들어 책에 몰입하게 되는 것이다.


나는 사실 제 시간에 우리의 주인공 칸델라를 미로에서 탈출시키지 못했다. 책의 내용이 방대하기도 하거니와 항상 친구들과 방탈출을 함께 하며 문제를 풀었어서 그런지 혼자서 풀어내는 힘이 부족했기 때문이다. 스스로에게 시간제한을 좀 더 주었으면 나은 결과를 맞이하였겠지만 그러지 못해 아쉬울 뿐.


자, 이제 당신 차례다. 


방탈출을 좋아하거나, 좋아하는데 시간이 없어 직접 가지 못하거나, 혼자 노는 걸 즐기거나, 새로운 재미를 찾는 당신. 당신이 이제 이 이야기의 주인공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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