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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해몽사전 ㅣ 걷는사람 소설집 10
박정윤 지음 / 걷는사람 / 2023년 6월
평점 :
처음 책 표지만 봤을 때 샤머니즘에 관한 책이라는 생각에 호기심반 두려움반의 선입견을 안고 책을 읽기 시작했다.
그러나 이 책은 내 예상과는 달리 사람들이 인정하지 않는 신을 모시는 무업이 가업인 사람들의 애환이 담긴 소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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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지의 한복을 입은 어린 무당의 슬픈 표정이 바로 그 힌트였다.
원하지 않는 세습무로서 살아갈 수 밖에 없는 젋은 무당들의 성장과정과 성장통 그리고 그 것을 피하기 위한 몸부림, 큰 굿을 위해 80살이 다되도록 산을 다니는 할머니, 엄마를 사랑하는 화랭이 삼촌. 그리고 엄마가 떠난 덕분에 세습무라는 무거운 짐을 덜게 된 대신 엄마의 빈자리에 대한 그리움을 평생안고 가야하는 소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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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들이 모시는 인정받지 못한 신들의 이야기가 아닌 그 사람들의 생활과 생각 이야기들은 읽으면 읽을 수록 가슴 한켠이 퍽퍽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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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대천의 변화가 소리의 마음을 대신 알려주는 것 같아 마음이 아프다.
엄마는 자리가 잡히면, 이란 말 을 자주 했다. 어느 정도 안정이 되면 그때 나를 돌아보 겠다는 뜻인가. 내가 바라는 것은 안정되고 자리 잡은 엄마가 아닌, 그냥 그대로 지치고 힘든 엄마의 얼굴에 내 얼굴을 비벼 보는 것이었다. 제라늄 잎사귀를 비볐을 때 나는 독특한 향처럼, 미역귀 냄새를 맡았을 때처럼, 나 는 엄마의 향을 맡고 싶었다. - P2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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