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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어의 온도 (170만부 기념 에디션)
이기주 지음 / 말글터 / 2016년 8월
평점 :
아침 출근길, 편의점 앞에서 커피를 사 들고 걷는 사람들을 바라봅니다.
누구는 뜨거운 아메리카노로 하루를 깨우고, 누구는 아이스라떼로 마음을 식힙니다.
문득, 이기주의 『언어의 온도』가 떠오릅니다.
이 책은 마치 우리 삶 속 자잘한 순간들을 주머니에 넣어두었다가,
꺼내어 햇빛에 말리고 다림질한 뒤 건네주는 것 같습니다. 지하철 손잡이를 잡은 채 잠깐 스치는 대화, 비 오는 날 우산 끝에서 떨어지는 물방울, 편의점 카운터에서 주고받는 짧은 인사까지도 언어라는 온도를 품고 있습니다.
작가는 말합니다. 우리가 뱉는 말 한마디에는 체온이 스며 있고,
그 온도는 상대의 하루를 데우거나 얼릴 수 있다고. 그래서 말은 무심한 듯 흘려보내도, 누군가의 기억 속에 오래 남는 작은 온돌방이 되기도, 차가운 유리창이 되기도 합니다.
『언어의 온도』는 거창한 철학서도, 현학적인 문장집도 아닙니다. 오
히려 버스 창밖 풍경처럼, 일상 속에서 무심히 지나치는 장면들 속에서 마음의 색과 온도를 길어 올린 기록입니다. 그 덕분에 책장을 덮은 뒤에도, 우리는 문득 생각하게 됩니다.
“지금 내가 꺼내는 이 한마디, 과연 몇 도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