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 (양장) 북극곰 무지개 그림책 13
줄리 파슈키스 글.그림, 이순영 옮김 / 북극곰 / 2015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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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극곰에서 나온 신간
줄리 파슈키스의 꾸다, 드디어 알을 낳다!입니다.

 

 

 

안쪽 커버부터 이렇게 상큼한 그림이 그려져있어
이스터 에그 데코 생각이 확 나더라구요.
아이와 이 패턴 그대로 달걀 꾸미기를 해도 재미있을 것 같아요.

 

 

 

하나는 매일 하나씩 알을 낳아요.
두나는 이틀에 하나씩 알을 낳아요.
다나는 일주일에 정확히 다섯 개씩 알을 낳아요.

 

 

 

 

안나는 한 번도 알을 낳은 적이 없어요.
왜냐하면 안나는 꼬끼오만 잘하는 수탉이거든요.
다른 암탉들은 꼬박 꼬박 알을 낳아요.
꾸다만 빼고요.

꾸다는 왜 알을 낳지 않을까?
하나가 물었어요.

꾸다는 맨날 농장을 이리저리 기웃거려.
꽃이나 들여다보고 구름만 쳐다본다니까.
다나가 말했어요.

쯧쯧, 꾸다는 그냥 꿈속에서 사는 애야.
두나가 말했어요.

꼬끼오오오오오!
안나가 소리쳤어요.
꾸다는 친구들이 뭐라 해도 아랑곳하지 않았어요.
풀잎에 반짝이는 이슬을 살피고
새파란 하늘을 올려다보았어요.

어느 날 다나가 꾸다에게 물었어요.
다들 알을 잘 낳는데, 넌 왜 노력도 안 하니?

주위를 한 번 돌아봐.
탐스런 튤립이랑 하늘하늘 벚꽃 말이야!
꾸다는 엉뚱한 소리를 했어요.

하나와 두나와 다나 그리고 다른 암탉들은
매일 매일 달걀 바구니를 가득 채웠어요.

하지만 꾸다는 알을 한 개도 낳지 않았어요.

하나가 물었어요. 왜?
두나도 물었어요. 도대체 무슨 까닭이야?
다나도 물었어요. 정말 왜 그러는 거니?

꼬끼오오오오오오?

 

 

 

꾸다가 대답했어요.
어스름한 새벽
폭신폭신한 이끼
예쁜 줄무늬 붓꽃
오렌지빛 털에 파란 눈 고양이
민들레 꽃술
그리고
깊은 감 푸른 하늘 때문이야.

 

 

 

도대체 무슨 소리야? 하나가 물었어요.

쟤는 그냥 게으른거야. 다나가 말했어요.

꾸다야, 너도 한 번 알을 낳아봐.
좋아할지도 몰라.
두나가 부드럽게 타일렀어요.

꼬끼오오오오오오!

노력이라도 해 보면 안 돼?
다 같이 물었어요.

 

 

 

 

 

꾸다는 잠깐 생각을 하더니
빈 둥지로 천천히 올라갔어요.

하나는 눈을 동그랗게 뜨고 지켜봤어요.
그래도 알을 낳지는 못할 거야.
다나가 말했어요.
글쎄...
두나도 걱정하듯 말했어요.

꾸다는 날개를 푸덕거렸어요.
그리고 조용히 꼬꼬댁거리며 자리를 잡았어요.

푸드득 푸드득
꼬꼬댁 꼬꼬

아무일도 있어나지 않았어요.

꾸다는 다시 한 번 해봤어요.
푸드득 푸드득
꼬꼬댁 꼬꼬

끄응!
마침내 알이 나왔어요!

꾸다는 일어나서 알을 살펴보았어요.

알은 흰색도 아니고
노란색도 아니고
푸르스름한 색도 아니었어요.
꾸다가 낳은 알은...

 

 

 

 

 

정말 아름다웠어요!
해님처럼 노랗고 풀잎처럼 푸르고 튤립처럼 빨갰어요. 또 대낮처럼 밝은 파랑도 있고 밤처럼 어두운 파랑도 있었어요.

 

 

어머나 세상에! 하나가 소리쳤어요.
아이고 깜짝이야! 두나도 놀라서 외쳤어요.
이건 너무 화려하지 않니? 다나가 말했어요.

꼬끼오오오오오!

정말 예쁘다!
모두 입을 모아 칭찬했어요.

 

 

꾸다는 다시 예전처럼
농장을 어슬렁거렸어요.
땅도 내려다봤다가
하늘도 올려다보았지요.
꾸다는 예쁜 색깔을 볼 때마다
신이 나서 꼬꼬댁거렸어요.
물론 알은 많이 낳지 않았어요.

 

 

하지만 꾸다가 낳은 알은
정말 특별했어요.


저자 줄리 파슈키스는 부활절 파티의 행복한 추억을 담아 이 책을 만들었다고 합니다.
그래서인지 책이 전체적으로 쨍한 색감에 화려한 패턴까지 무척 아름다웠어요.
아이도 보자마자 좋아했고요.

화려한 색감과 아름다운 일러스트도
마음에 쏙 들었지만
꾸다에게 주변에서 왜 알을 낳지 않느냐고
계속해서 물어보는 장면이 유독
두고두고 가슴에 남네요.
제가 딸아이를 낳기 전까지
계속해서 들었던 말이었거든요.

아무 생각없이 내뱉는 말들이
쌓이고 또 쌓이면
당사자에게는 스트레스가 되는건데......
결국 제 생각과 계획대로
늦게 출산을 했긴 했지만
그 때의 기억은 잊혀지지가 않네요.

세상에는 언행에 있어 참 배려심이라고는
눈곱 만큼도 없는 사람들이 생각보다 많더라구요.
특히 임신, 출산에 관해서
대한민국 사람들의 오지랍이 얼마나 넓은지
몸소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외국에서는 굉장히 무례한 것이기에
상상도 못할 일인데 말이예요.
이제는 둘째는 왜 안 낳는지
둘은 되어야한다라는 이야기를
이따금씩 들을 수 있는데
이제는 그냥 웃어요:)
꾸다를 보니 예전 생각이 났습니다.

아이에게는 그림만 봐도
색채 자극이 풍부한 아름다운 그림책이 되어주고
엄마인 저에게는 그 내용의 여운이 오랫동안
깊이 남는 아름다운 동화책이었습니다.

앞으로 줄리 파슈키스의 열렬한 팬이 될 것 같아요.
이 책을 재치있게 옮긴이이자
도서출판 북극곰의 대표 이순영님께도
이렇게 멋진 그림책을 국내에 선보여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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