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돌봐 드릴래요 우리 할머니 내가 돌봐 드릴래요
진 리간 글, 리 윌디시 그림, 뿌리와 날개 옮김 / 씨드북(주) / 2015년 5월
평점 :
절판


씨드북에서 나온 신간,
진 리간의 내가 돌봐 드릴래요 우리 할머니를 소개합니다.

할머니가 손녀를 돌보아주시는게 아닌
손녀가 할머니를 돌보아드리는 것으로
일상을 거꾸로 표현해 놓은 책.
설정부터 독특하다고 생각이 되어
더 눈길이 가는 책이었네요.
 

할머니를 돌봐 드리는 날
운이 좋으면..... 할머니 집에서 하룻밤 잘 수 있어요.
할머니가 문을 열고 나오시면 외치세요.
할머니를 돌봐 드리러 제가 왔어요!
 
헤어질 때 엄마 아빠를 안고 달래주세요.
금방 집에 갈 테니까 조금만 기다리세요.
 
그런 다음 이제부터 뭘 할 건지
할머니께 차근차근 알려 드리세요.
 
할머니를 심심하지 않게 하는 법
공원 가기
바삭바삭 과자 굽기
패션쇼 하기
공원에서 오리 모이 주기
요가 하기
등등
뽀로로 모자 만들기가 있어서 눈에 띄었네요.
원서에 다른 해외 캐릭터가 있었던 건지
옮기는 과정에서 뽀로로로 바꾸셨나봐요.
 
이 중에서 뭘 하고 싶은지 직접 고르시라고 하세요.
할머니는 당연히 공원에 가자고 하시겠지만요.
 
주의사항- 이제 집에 가요 라고 하는 건 좋지 않아요.
할머니를 위해 5분만 더요! 라고 하세요.

이 부분에서 많은 생각을 했어요.
주로 부모들은 시간이 없거나 힘들다보니
이제 집에 가자는 말을 자주 할 수 밖에 없잖아요.
아이 입장에서 5분만 더요라고 이야기해주면 얼마나 좋아할까 싶어서
한 편으로 짠한 마음이 들었어요.

저녁 먹을 시간이 됐어요.
음식을 더 맛있게 먹는 비법을 살짝 알려드리세요.
여기저기 거의 모든 음식에 설탕을 뿌려요.
음식을 접시에 담을 때 재미있는 얼굴 모양 만들어요.
한 입 먹을 때마다 눈을 감고 으음! 하는 소리를 내요.
 
 
 

깜깜해지기 시작하면 할머니와 밖에 나가
맨 먼저 뜨는 저녁샛별을 찾아보세요.
 
집에 들어와서 할머니와 꼭 붙어 책을 읽고
할머니가 그림 하나하나를 꼼꼼히 보실 수 있게
책장을 천천히 넘기세요.
 
할머니께 소리 내지 않고
사랑해요 라고 말하는 법을 가르쳐 드리세요.
(손가락으로 눈과 가슴을 가리킨 다음 할머니를 가리키면 돼요)
 
이 부분에서는 설명을 덧붙이고 싶은데
해외 원서니까 I love you 라고 쓰였을 것이고
I 를 eye라고 해서 눈을 가리키고
love는 심장, 가슴을 가리키고
you에서는 할머니를 가리킨 것 같네요.
 
이제 할머니께 어디에서 주무실지 고르게 하세요.
텐트 안
마룻바닥
소파 위
작은 침대
큰 침대
 
할머니가 작은 등 켜 놓고 자도 될까?
거실 등도? 방문 열고 자도 돼? 라고 물어보시면
무조건 허락해 주세요.
네, 네, 네.
 
 

할머니가 혹시라도 엄마 아빠가 보고 싶다고 하시면
내일 아침 일찍 오실 거예요. 라고 말해 주세요.
 
다음날 아침 문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면
기다렸다는듯 활짝 열어 주세요.
 
짐을 다 챙기고 나서가 제일 어려운 순서예요.
잘 헤어지기.
작별인사 멋지게 하는 비법.
할머니께 반짝이 가루, 책, 스티커, 리본을 빌려 드린 다음
소리 내지 않고 사랑해요 라고 말하세요.
그리고 할머니를 꼭 안고 여쭤 보세요.
언제 또 돌봐 드리러 오죠?
 


돌보아 주어서, 사랑해 주어서
고맙다 아가야.
 
할머니에 대한 아이에 사랑이 너무나 지극해서
마음이 따뜻해지는 그런 훈훈한 그림책이었어요.
 
흔히들 내리사랑이라는 말을 쓰는데
사실은 어른이 아이를 사랑하는 것 보다
아이가 어른을 사랑하는 게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다고 하죠.
바로 그 부분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어요.
 
한편으로는 바꿔 생각해보면
어른들께 이렇게 해주세요, 라고 표현하는 것 같았어요.
5분만 더 놀게 해주고
불을 켜고 자게 해주고
그림 하나하나를 꼼꼼히 볼 수 있게 책장을 천천히 넘기는 등.
아이가 어른들에게 바라는 점을 빗대어 표현한 것 같아
마음이 짠했어요.
 

우리 아이가 외할머니를 너무 좋아해서 앓이를 해요.
할머니 보고 싶다고 계속 조르구요.
이 책을 읽어주니 무척 좋아하면서
읽기를 반복하는데
취향저격 동화책인 것 같아 더 좋았네요.
엄마인 제 입장에서는 아이의 마음을 헤아려보며
생각해볼 수 있는 계기도 되었구요.

할머니를 돌보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재미있게 구체적으로 그려져 있는 그림책.
공원을 가고, 책을 읽고, 사진을 찍고,
옷을 예쁘게 차려 입고, 음식에 설탕을 뿌리고,
저녁샛별을 찾으러 나가보는 등
아이는 관대하게 할머니에게 많은걸 허락하며
자신의 계획을 차근차근 실천해나갑니다.
아이의 사랑과 예쁜 마음을 담아낸 훈훈한 그림책이네요.
요즘 조부모가 손주들을 키워주는 경우가 많은데
손주들과 할머니가 같이 읽으면 더 좋을 그림책이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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