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스 이블 블랙 캣(Black Cat) 5
미네트 월터스 지음, 권성환 옮김 / 영림카디널 / 2004년 9월
평점 :
절판


영림카디널의 <블랙캣 시리즈>는 베스트셀러에만 치중하는 독자의 시선을 작품성으로 인정받는 미스테리로 조금이나마 돌려 준다는 점에서 참으로 좋은 것 같습니다. 각국의 권위있는 추리소설과 관련된 상을 수상한 작품들을 엄선하여 국내에 소개하고 있는 만큼 그 작품들의 질이나 작품성은 그야말로 상당부분 검증되고 있습니다.

매우 생소한 영국의 여류 미스테리 작가인 <미네트 월터스>의 2003년작인 <폭스이블>은 영국에서 가장 권위있는 추리문학상으로 손꼽히는 황금단도상을 수상한 작품입니다.  상당히 두터운 책장의 마지막 장을 덮은 지금의 내 마음은 참 오래간만에 잘 만들어진 미스테리를 맞볼 수 있었구나 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있습니다.

현대 미스테리 소설은 서양과 동양이 다르고, 서양도 미국과 영국, 프랑스 등이 모두 분위기나 느낌이 사뭇 다름을 느낍니다. 이 <폭스 이블>은 현대판 미스테리임에도 그 분위기나 가족간의 애증, 지역의 역사등을 강조하는 등 상당부분 영국의 분위기가 물씬 풍기는 작품입니다. 

미국의 크라임 픽션들에 비해 잔인하거나(다소 잔인한 부분도 있습니다만...) 일본 미스테리 처럼 무지하게 얽히고 설킨 복잡함도 없지만 치밀한 스토리와 밝혀질 듯 밝혀지지 않는 진실 덕분에 무척이나 흥미롭게 읽을 수 있고, 마지막 책장을 넘길때까지 결코 지루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약간의 공포감을 유발하는 분위기 역시 압권입니다.

폭스 이블이라는 사내의 정체는 과연 무엇인지? 제임스 대령과 그의 가족들한테는 도대체 무슨 일이 일어났던 것인지? 낸시의 출생에 관한 진실은 무엇인지? 그리고 울피의 엄마와 동생한테는 무슨일이 있었던 건지? 가증스러운 할망구 2인방(엘리노어, 프루웰던)의 비행은 언제나 드러날 것인지? 작가는 작품을 통해 정말 많은 의문을 제시하고 독자들은 그 의문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쉴새없이 책장을 넘깁니다.

깔끔한 결말인지 여운이 남는 결말인지는 여러분의 판단이 우선되어야 겠지만 일단 저는 개운한 결말이라고 생각했고 작가의 역량이 살아숨쉬는 상당히 뛰어난 소설임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저는 개인적으로 찜찜한 결말보다는 확실한 끝맺음, 그리고 죽도록 고생한 주인공들이 고진감래라고 어느정도 좋은 보답을 받는 걸 좋아하는 편이라 그래서 그런지 이 책의 결말은 무척 마음에 들었습니다.

책이 소개된지는 2004년으로 상당히 오래되었지만 분명 재미는 신작 베스트셀러에 뒤지지 않는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싶습니다. 이런 이유로 오래된 책을 찾아 읽어보는 재미가 솔솔한 거 아닐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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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oraneko 2011-09-17 19:25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저도 고진감래하는 선한 주인공이 보답하는 결말을 좋아합니다. 그래서 이 책의 결말이 아주 마음에 들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