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선 이 책의 초반부에서 제기하고 있는 여러 문제들을 읽다보니 묘사와 묘사하는 대상 사이의불일치나 불안은 묘사에 필연적이며 오히려 자연스러운 거라고 느끼게 해줘 적잖이 안심이 되었다.그럼에도 시인은(작가는) 세계를 집중해서 관찰하고 해석하며비록 일치에 도달하지 못할지언정 끝없이 그 윤곽을 따라 소묘해야 한다고 한다저자는 묘사가 묘사되는 것과 일치할 때의 기쁨을 '치료'라고 표현하기도 했다<묘사의 기술>이라는 제목 답게 이 책은 시인들이 시를 쓸 때 어떤 표현으로 느낌을 보다 정확하게 전달하려고 했는지를 설명한다실제 여러 시를 예로 들어가며 단어의 선택이나 음향의 요소까지도 세세하게 분석해주는데번역시라서 원문의 어감까지 그대로 느낄 수 없는 점은 아쉬웠다가벼워서 언제든 들고다니며 글쓰기에 대한 영감을 줄 수 있는 책시, 그중에서도 특히 영시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더욱 공감을 느낄 수 있는 책시를 분석하거나 시평을 쓸 때도 적잖이 도움이 되는 책이라고 하겠다특히 묘사의 한계나 목적을 고민하는 요즘의 내게는 질문이자 해답을 안겨주었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