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를 다 읽고, 맨 앞장에 있는 추천사를 다시 보는데 수신지 만화가의 저 문장이 가슴에 콕 박혔다. N번방 사건은 여전히 진행 중인데, 묻히고 있는 것처럼 보였다. 매사 소극적인 나에게도 ‘잘 해결되어 가고 있는’ 사건으로 여겨졌다. 나는 도대체 얼마나 무지하고 무관심했는가. 그리고 한때 전국적으로 들끓었던 불꽃이 왜 사그라드는 듯 보였을까?
시작은,
두 명의 개인이 사회를 얼마나 바꿀 수 있는가.
<우리가 우리를 우리라고 부를 때>는 두 개의 큰 축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축인 ‘2부 불과 단의 이야기’는 불과 단이라는 개인이 페미니스트가 되어가는 과정으로 읽혔다. 아니, 엄밀히 말해 페미니스트가 될 수밖에 없는 과정이라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평범한 20대 여성이 겪어온 수많은 불편함들이 일기처럼 쓰인 글들에 고스란히 녹아있었다.
두 번째 축은 불과 단이 주도한 N번방 추적기였다. ‘1부 2019년 7월 그날의 기록’은 2020년 3월 N번방 사건이 전국적으로 이슈화되기 전 불꽃 추적단이 N번방에 잠입 취재하며 보고 듣고 실천한 것을 적어두었다. 이 과정에서 내 눈길을 잡았던 것은, 이들이 신고하고 대책을 세우려 노력했을 때 해외 Sns라는 이유로 잡을 수 없다고 단정했던 경찰의 반응과 ‘개인적으로 즐기는 것도 죄가 되냐’는 이들의 반응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