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지막 히치하이커 - 제4회 한낙원과학소설상 수상 작품집 사계절 1318 문고 117
문이소 외 지음 / 사계절 / 2018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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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로봇, 인공지능, 빅데이터, 4차 산업혁명. 하도 많이 들어 익숙해진 말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은 참으로 낯설기만 한 단어들이다. 현실감이라고는 없이, 남의 일처럼 멀게만 느껴 진다. 로봇과 공존하는 세상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 두려움은 이미 아주 오래전부터 진행되어왔다. 과연, 미래 사회의 우리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살아가게 될까?

 

분명 시대가 변했음에도, 로봇을 머릿속에 그려보면 나는 여전히 삐걱거리고 초점이 없는 눈의 로봇이 떠오른다. 하지만 이 소설에 나오는 로봇들은 다르다. 참으로 인간적이며 로봇답지 않은 로봇들이다. 로봇이 히치하이킹을 하거나, 차에 치이거나, 떡볶이를 만들어 먹는 건 상상조차 해본 적이 없다. 어쩌면 어색하기 짝이 없는 모습이지만, 반대로 생각해보면 로봇이라고 못할 까닭도 없는 노릇이다. 마치 어린아이의 걸음마를 목격하듯이, 처음으로 로봇이 어색하게 떡볶이를 먹는 순간은 어머니와 같은 미소를 띠고 지켜보게 된다.

 

분명 로봇은 데이터가 입력된 그대로만 행동해야할 텐데, 이 소설 속에 나오는 로봇들은 분명 학습하고 성장하는 것처럼 보인다. 처음에는 그저 기계적인 반응만 보이던 로봇이 점차 경험이 늘어나고 인간을 가까이하면서, 더없이 인간적인 감정에 공감하고, 또 인간이 그러하듯이 경험을 토대로 감정을 학습하고 성장하는 모습은 놀라울 정도로 경이롭다. 그들이 감정을 느끼고 한 걸음 내딛어 성장하는 순간, 그 순간만은 인간의 모습과 다를 바가 없다. 그리고 로봇에게서 인간적인 부분을 보게 된 순간, 그 순간만은 로봇은 단순히 냉정한 고철덩어리일 수가 없게 된다.

 

시대가 변하고 미래과학기술은 놀라울 정도의 속도로 빠르게 발전하기에 우리는 분명 언젠가 로봇과 일상을 공유하는 미래를, 머지않아 맞이하게 될 것이다. 과연 그때의 우리는 어떨까? 로봇과 함께하는 미래는 기대되는 만큼이나 어쩌면 조금 긴장되기도 하지만, 이 소설 속에 나오는 것과 같은, 인간적인 로봇이라면, 그렇다면 나는 미래가 무섭지 않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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