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 내 첫사랑 이금이 청소년문학
이금이 지음 / 밤티 / 2021년 11월
평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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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금이 작가님의 책이기에, 그동안 읽은 작가님의 책들이 전부 너무 좋았기에, 또 한껏 기대를 안고 읽기 시작했다.

그런데,,,

 

응? 이게 뭐지?

얘네 겨우 13살인데 데이트 비용으로 8만원?

친구한테 5만원을 빌려?

프로포즈도 하고 분식집보다 카페?

어후~ 너무한데?

그리고 연아는 양다리야 뭐야?

 

초,중등 아이를 키우고 있어서인지 이야기에 온전히 몰입되기 보다는 자꾸만 부모의 시선으로 내용이 읽혀져서 딴지가 걸렸다. 정말로 요즘 초등학생들 중에 이런 아이들이 있단 말이야??

 

 

개인적으로 심란한 일들과 코로나로 인한 자가격리 기간을 보내면서 도저히 후기를 쓸 수 없어서 미뤄두다가 비교적 마음이 편안해진 날 다시 책을 펼쳤다. 그제서야 전에 스친 문장들과 이야기가 조금씩 들어오고 동재의 마음이 보였다.

 

 

 

 

아들의 첫 이성 교제를 지켜보며 고민했던 지점에서 이 책을 시작했다는 작가님.

 

 

내가 연애를 하는 것처럼 설레면서도 내심 놀라웠던 건 사랑에 대한 아들아이와 그 또래들의 관심과 고민이 성인과 별다를 게 없다는 점이었다. 어른들이 아이들의 사랑에서 황순원의 「소나기」를 떠올리며 미소 지을 때 당사자인 아이들은 줄지어 선 '~데이 이벤트'와 '스킨십' 문제를 고민하고 있었다.

- 237쪽. 작가의 말 중에서

 

 

맞다! 나도 이 책을 펼치기 전, '청소년의 첫사랑 이야기라니 얼마나 알콩달콩 설레고 예쁠까.'란 기대감이 있었다. 그런데 아이들 역시도 어른들의 고민과 마찬가지로 좋아하는 사람과 데이트에 앞서 비용을 고민하고, 커플링을 생각한다니 놀라웠다. 현실을 모르고 뜬구름만 잡다가 책을 통해 현타가 와서 내가 벙쪘던건지도 모르겠다.

 

 

 

 

'나의 첫사랑은 언제, 누구일까?' 종종 생각해 보곤 한다. 지금 생각해 보면 왜 좋아했는지 도저히 모르겠는 초등 4학년때 양군이었을까, 아님 대학교 1학년때 처음으로 후광을 봤던 박군이었을까.

 

 

동재는 그전에 연아에게 가졌던 아지랑이나 햇살처럼 아련하면서도 따사로운 감정은 사랑이 아님을 깨달았다. 사랑이라면, 그것도 첫사랑이라면 모름지기 이렇게 온몸이 타는 듯 뜨겁거나, 가슴이 찢어지는 듯 고통스럽거나, 흘린 눈물 위에 배를 띄워도 될 만큼 슬프거나, 아무튼 그렇게 강렬해야 하는 거다. 그리고 그 모든 감정은 꿀물처럼 달콤한 그리움 안에서 소용돌이 쳤다. (53쪽)

 

 

초등학교 때 양군에게는 햇살처럼 아련하면서도 따사로운 감정으로 설렜던 기억이 난다. 그렇다면 온갖 강렬한 감정을 느끼게 해준 박군이 나의 첫'사랑'이구나. 이제서야 얻은 결론! ㅋㅋㅋ

 

 

나는 초등 4학년 때부터 이렇게 이성에 대한 호기심과 감정이 모락모락 피어났는데, 왜 우리 아이들은 이성에 도통 관심이 없는건지~ 나에게 말을 안하는건가?;;; 딸아이는 요즘 부쩍 남자 아이들과 놀기도 하고 카톡도 하는 것 같긴 하다. 우리 아이들이 늦는 건가... 아직 없다고 하는 아이들의 첫사랑이 궁금하다. 누군가를 좋아하고 설레면서 가지게 되는 다양한 감정의 경험을 되도록 많이 겪어 봤으면 좋겠다. 그 오묘하고 복잡한 감정을 이러한 책들을 통해서 또렷이 표현해 보고 세세히 느껴보면 좋겠다.

 

 

 

 

사람을 대하는 일과 사랑에 서툴렀던 동재와 연아.

동재가 찬혁이보다 잘해주는 거 말고, '동재다운' 사랑 표현을 했더라면 얼마나 좋았을까. 연아가 조금만 용기를 내서 자기 마음을 알려줬더라면 둘은 더 잘 지냈을 것 같은데- 아쉬운 마음이 가득하지만 두번째 읽고 나니 지극히 요즘 아이들의 모습이었단 생각이 든다.

 

 

책에는 아이들 뿐 아니라 부모님, 어르신들의 사랑 이야기가 나오는데,,,

이혼을 하고 얻은 깨달음으로 두 번째 결혼생활은 실패하지 않기 위해 땀 나게 페달을 밟고 있다는 동재 아빠.

첫사랑의 아픔이 있지만 다시 관계를 회복하고 서로에게 다가가기 위해 애쓰는 앞집 할머니와 할아버지.

이들을 통해 '관계'와 '사랑'에 대한 생각거리를 던져준다.

 

 

 

동재는 비록 연아에게 상처를 받아 괴롭고 힘들지만, 사랑을 하는 동안 자기가 일상에서 얼마나 행복했고, 따스했고, 세상을 다 얻은 것 같이 기뻤는지 생각한다. 그렇게 세상과 인생을 배워나간다.

 

 

"앞으로 살면서 넌 많은 사랑을 하게 될 거야. 그떄마다 온갖 감정들을 경험하겠지. 기쁨과 행복만 있는 건 분명히 아닐 거야. 아빠는 우리 아들이, 그 사랑들을 만날 때마다 진심을 다했으면 좋겠다. 그리고 그 사랑이 널 성장시켜 준다면 그 사랑은 어떻게 끝나든 해피엔딩인 거야." (223쪽)

 

 

우리 아이들이 사랑에 행복해하고, 사랑 때문에 아파할 때 이렇게 얘기해 줄 수 있는 엄마가 되어야 겠다^^

 

 


* 해당 도서는 출판사로부터 무료로 제공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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