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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평점 :
품절
이 책은 무겁게 곱씹는 교양서가 아니라, 감각적인 무드 콘텐츠에 가깝다. 계절마다 바뀌는 색감, 제철 과일 같은 문장, 소소한 취향을 담은 이야기들이 마치 인스타그램 피드처럼 다가온다. 그래서 이 책은 “힐링”이라는 오래된 말보다, “요즘 갬성”에 더 어울린다.
MZ세대는 속도를 즐기지만, 동시에 멈춤을 원한다. 《제철 행복》은 그 멈춤의 기술을 보여준다. 바쁜 일상 속에서 계절이 바뀌는 걸 놓치고 살다가도, 이 책의 한 문장을 읽으면 갑자기 “아 맞다, 지금은 복숭아 철이지” 하고 돌아보게 된다. 그런 점에서 이 책은 퀵서비스처럼 즉각적인 위로가 아니라, 구독하고 싶은 슬로우 콘텐츠다.
이 책의 매력은 ‘소소함’을 대단하게 포장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거창한 행복이 아니라, 제철 음식 한 접시, 계절의 빛, 작은 산책 같은 순간들을 담담히 기록한다. MZ세대가 SNS에 해시태그로 올리는 ‘#소확행’, ‘#갬성충만’ 같은 것들이 사실 삶의 본질이라는 것을 은근하게 알려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