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곽 - 사랑할 수 없는 사람들의 상실 혹은 단절 윤곽 3부작
레이첼 커스크 지음, 김현우 옮김 / 한길사 / 2020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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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곽'읽는다'보단 '듣는다'란 말이 더 잘 어울리는 소설이다. 글쓰기 강의를 가르치기 위해 그리스로 떠난 화자는 상실을 겪은 인물들을 만나며 조용히 그들의 얘기를 듣는다. 이들의 상실엔 결혼과 이혼이란 공통점이 존재한다. 비행기에서 옆자리에 앉은 남자는 세 번의 결혼과 세 번의 이혼을 했고, 안젤라키와 파니오티스 역시 이혼했으며 화자도 마찬가지다.

 

난해했다. 화자가 만나는 이들 간의 대화엔 연관성이 없었다. 그저 결혼에 대한 부정적 견해가 이혼으로 이어지는 과정의 반복이었다. 챕터가 끝날 때마다 다른 인물을 만나며 조용히 듣기만 하는 화자의 모습이 반복되자 도대체 이게 무슨 소설인가 싶었다. 이럴 때 작품을 납득할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은 저자의 배경을 아는 것이다. 저자와 화자를 무조건 동일시 여기는 것이 좋지만은 않지만 때론 소설을 읽는데에 가장 큰 도움을 주기도 한다.

 

"특히 10년간의 결혼 생활과 이혼의 아픈 경험을 대담하고 솔직하게 담은 그녀의 회고록 후유증: 결혼과 이혼은 영국 문단에 큰 파장과 논쟁을 낳았다.“

 

 

윤곽저자 소개글 중 일부이다. 물론 후유증: 결혼과 이혼을 읽어 보는 것이 저자의 배경 이해에 좋을테지만, 저자의 개인적 경험 중 이혼이 있단 사실만으로도 윤곽을 읽는 데에 도움을 준다.

 

화자가 만나는 인물들의 상실과 슬픔에 대한 얘기를 잔잔하게 듣다보면, 나 역시 읽는 이가 아닌, 듣는 이의 자세를 취하게 된다. 주황빛 조명 아래에 마주 앉아 와인을 기울이며 옆자리엔 화자를, 건너편엔 라이언, 안젤라키, 파니오티스와 합석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다. 비행기 옆자리에서 만난 남자와 보트를 타기도 한다.

 

화자의 귀에 피딱지가 생기지 않을까 염려될 때도 있지만 듣는 행위는 되려 나를 찾게끔 한다. 심지어 말하는 이들이 하나같이 상실을 겪은 이들이라면 더 그렇다. 들으면 들을수록 안에 무언가 쌓이긴 커녕 되려 비워진다. 이는 말하면 말할수록 홀가분해지는 것이 아닌, 답답해지는 경우와 비슷하다. 화자는 듣고, 등장인물들은 말한다. 나 역시 듣고, 등장인물들은 말한다.

 


그림으로 그리자면 위의 그림과 같다. 하얀 원이 듣는 이의 비워진 내면이다. 경계 밖의 회색 배경은 말하는 이의 내면이다. 우린 화자와 함께 인물들의 상실과 슬픔을 들음으로써 자신의 윤곽을 그린다. 나를 제외한 바깥의 틀에 존재하는 윤곽만이 선명해진다. 윤곽이 선명해지는 건 긍정 혹은 부정으로 구분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름의 기준에 따라 좋을 수도, 안 좋을 수도 있는 것이다.

 

아무튼, 우린 듣는 행위로 윤곽을 그려간다. 듣기 전엔 답답한 회색이 들어차있던 내면을 하얗게 칠해간다. 상실을 겪기 전과 후의 윤곽은 다르다. 과거에 맞았던 윤곽과 현재에 맞는 윤곽은 달라야 한다. 상실을 기준으로, 계절이 변하듯 옷을 바꿔 입는 것이 순리다.

 

마냥 상대방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기란 어렵다. 지겹기도 하다. 때론 상대와 나의 의견이 맞지 않아 고쳐주고 싶을 때도 있다. 그런 면에서 윤곽을 읽는 건, 듣는 자세를 갖추기 위한 연습이다. 읽는 게 듣는 것의 연습이라니, 말에 어폐가 있지만, 이 표현이 가장 알맞는다고 생각한다.

 

인물들의 상실로부터 나의 상실을 찾을 수도 있다. 결혼과 이혼이 작품 전체를 관통하긴 하지만, 그 외에도 열정과 낭만, 사랑의 상실도 있다. 윤곽을 통해 과정과 결론, 어느 하나로부턴 분명 공감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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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도 통역이 되나요 - 제대로, 유연하게 언어보다 중요한 진심을 전합니다
정다혜 지음 / 지콜론북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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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어를 듣고 한국 사람이 반응하는 것과 동일하게, 영어를 듣고 영어를 쓰는 사람들이 반응하도록 하는 효과를 발생시키는 것이 통역의 원리다.” p.169

 

영화 <기생충>이 오스카 4관왕을 달성할 때, 소설가 한강이 맨부커상을 수상할 때, 한국인의 자랑스러운 순간엔 항상 훌륭한 통번역사가 있었다. 다른 문화권에선 이해하기 어려운 한국식 문화와 농담을 통번역사들이 훌륭하게 할몫을 해냈기에 가능한 일들이었다. 아무리 좋은 작품이라도 통번역이 제대로 되지 않았더라면 위의 두 사례와 같은 성과를 내진 못할 것이다. 그저 한국에서만 높은 평가를 받는 데에 그칠 가능성이 높다. 이처럼 통번역사의 역할은 도래한 글로벌 시대에 갈수록 중요해지고 있다.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는 국제회의 통역사 정다혜 작가의 통역사 커리어와 통역사를 희망하는 이들에게 건네는 현실적 조언이 담긴 책이다. 통역사를 희망하는 독자에게 큰 도움이 될만하다. 통역사라하면, 한국어-외국어를 번갈아가며 혹은 그 반대로 통역해주는 이미지가 대표적이다. 그래서 통역사라면 그저 통역혹은 영어만 잘하면 될 것이란 오해를 한다. 만만하게 까진 아니더라도, 통역사의 고충을 알지 못했던 나는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를 읽으며 통역사란 직업에 괴리감(?)이 생겼다. 그만큼 통역사는 존경받아 마땅한 직업임을 느꼈다.

 

통역사에게 요구되는 많은 자질 중 하나는 순발력이다. 통역이라는 프로세스 자체가 언제나 예기치 못한 일들이 발생하기 마련이기 때문이다. 빨리 끝날 거라거나 내용이 어렵진 않을 거라는 클라이언트의 말은 절대 믿으면 안 된다. 완벽한 준비란 있을 수 없다.” p.132

 

하고 싶은 공부를 쉬지 않고 시도해볼 수 있다는 것, 나를 무조건 지지하는 이들이 많다는 건 내가 지치지 않고 나아갈 수 있는 동력이다.” p.137

 

매번 새로운 모습으로 변신할 수 있는 적응력, 유연함, 이 모든 것 또한 통역사에게 요구되는 능력일 것이다.” p.188

 

통역사가 하는 일은 언어를 통역하여 전달하는 것에 그치지 않는다. 동시통역을 할 땐 돌발상황이 자주 발생하기에 이를 대처할 순발력이 중요하다. 또한, 대중은 통역사가 통역하는 모습만을 보지만, 이를 준비하기까지 방대한 자료 조사와 연사와의 교류 등이 필요하다. 통역이 시작되기 전까지 끊임없이 연사가 준 자료를 읽고, 공부하는 등의 준비를 갖춰도 언제나 완벽한 준비는 없다. 저자는 10년간 통역사를 하며 스스로 만족했던 통역은 한 번도 없다고 말한다. 상대방이 훌륭했다고 칭찬했더라도 자신을 객관화한다. 그리하여 통역을 마친 뒤에도 그 상황에 보다 적합한 단어와 문장을 고민하며 매순간에 발전의 계기를 마련한다. 자신의 몫을 다했으면 스스로를 칭찬하며 잠시 쉬어갈만도 한데 저자는 안일해지지 않는다.

 

한 검사님이 내게 해준 말처럼 재판이 진실을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나는 그 과정에서 내가 살지 않은 다른 모습의 삶들을 통해 거꾸로 나 자신을 찾아간다. 그렇게 나는 법정에서 인생을 배운다.” p.68

 

저자가 최고의 통역사 자리를 유지하는 비결은 누구나 알면서도 행하긴 어려운 끊임없는 공부. 재판에서 피고인의 통역을 할 땐, 그들의 삶을 통해 본인이 살아보지 못한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며 자신의 삶을 돌아본다. 어느 곳에서나 배우고, 배울거리를 찾으려는 태도는 충분히 본받을만 하다.

 

통역사들은 자신의 의견을 내는 걸 지양한다. 통역 과정에서 본인의 생각이나 감정이 들어가면 안 되기 때문이다. 항상 화자의 말과 메시지를 객관적으로 분석해서 그 의미를 정확하게 화자의 의도대로 전달하는 훈련을 한다.” p.157

 

한국식 농담을 재치있게 통역하여 박수갈채를 받을 때도 저자는 통역사가 너무 눈에 띄는 것 아닐까란 고민을 한다. 물론 기뻐하기도 하지만 저자는 긍정적 피드백에도 통역사의 본분을 잊지 않는다. 직업의식이 투철하다. 아마 저자는 통역사가 되지 않았더라도 어떤 분야에서도 ‘Only one’이 되었을 것이다.

 

그저 일정이 가능한 통역사를 찾는 것이 아니라 정다혜 통역사를 찾는 일들이 늘어나면서 내게 맞춰 자신들의 스케줄을 변경하거나, 심지어 이미 하기로 되어있던 다른 일을 취소할 수 있다면 그 취소 수수료까지 낼 테니 자신들의 일을 맡아달라고 하는 클라이언트도 있다.”p.194

 

누구도 대체할 수 없는 사람이 된다는 건 참 뿌듯한 일이다. 통역사로서 자신의 위치를 굳건하게 만든 저자는 어느 곳에서나 환영받는다. 점차 통역사가 아닌, ‘정다혜 통역사를 찾는 일이 늘어나고, 이는 선순환을 불러일으킨다. 나 역시 내가 가고자 하는 분야에서 대체 불가능한 인력이 되고싶다. 비록 분야는 다르지만,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에서 나타나는 저자의 직업의식과 끊임없이 배우려는 태도를 닮고 싶다.

 

통역사로 일하면서 통번역 스킬만 가지고는 턱없이 부족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현재 위치에서 나는 다른 사람의 말을 전달하던 역할에서 벗어나, 충실한 연구를 기반으로 나만의 시각을 말할 수 있는 학자로서의 또 다른 모습을 꿈꾼다.” p. 113

 

통역사도 각자의 전문 통역 분야가 있다. 저자는 범죄와 국제법 관련된 통역에 있어선 전문가 못지 않은 경험과 능력을 갖췄다. 현재는 국제법을 연구하는 법률가가 되기 위해 박사과정을 밟고 있다. 정체되어있지 않고 나아가려는 저자의 모습은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를 되돌아 보게 한다.

 

 

통역사의 전망에 대한 질문을 많이 받는다. 애초에 질문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내 가치를 스스로 만들어나가야 하듯 내 앞길도 스스로 개철해나갈 수 있어야 한다. 전망을 걱정한다는 것은 내 인생 설계에 대한 주도권을 시장에 맡긴 채 변화하는 환경에 의해 수동적으로 휘둘리겠다는 것을 뜻한다.” p.195

 

끝으로 저자는 통역사가 되고자 하는 꿈나무에게 일침 아닌 일침을 한다. 이는 통역사만이 아닌 모든 분야에 해당될 것이다. 전망이 좋지 않아도 자리를 굳건하게 유지하는 이들은 어디에서나 존재한다. 전망이 좋지 않아서 해당 분야로의 진입을 망설이는 것은 환경에 의해 수동적으로 휘둘리는 사람이 되겠다는 말과 같다. 전망 역시 중요하겠지만, 스스로에게 자신이 있고, 최고가 되기 위한 태도와 준비가 되어 있다면 전망은 그저 지엽적인 것이 될 것이다. 전망 운운하며 그동안 몇 가지의 일을 포기한 나의 의지 없음을 반성하게 된다.

 

새로운 직업을 알게 되는 건 참 즐거운 일이다. 통역사는 새로운 직업이 아니었지만, 인생도 통역이 되나요을 읽고 난다면 완전히 새로운 직업으로 보일 것이다. 모든 직업과 그 분야의 전문가에겐 각자의 고충이 있고 나름의 성취가 있다. 가고자 하는 분야에 전념하는 것도 좋지만, 때론 다른 분야의 전문가를 살며시 들쳐보는 것도 해봄직 하다. 미래가 어떻게 바뀔 지는 나 조차도 모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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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
최정동 지음 / 한길사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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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책이 이리 많은데, 대부분 읽지 않았네. 마음이 조급해진다. 그런데 음악은 다르다. 좋은 음악, 빼어난 연주가 줄이라도 선 듯 차례로 날 찾아왔다.” p.345

 

방안으로 지는 햇살이 내려앉은 낮과 밤의 경계에서 턴테이블과 맥주를 곁에 두고 편한 자세로 누워 음악을 감상하는 상상. LP와 클래식 애호가가 아니더라도 굳이 마다하지 않을 만한 조합이다. 낭만도 있고 여유도 있다. 이처럼 옛것이 주는 시간의 때 묻음과 비현실적인 매력은 경험해보지 못한 과거를 거스르고 동화되고픈 욕구를 건드린다.

 

가요와 팝에 길들어진 나의 귀에 클래식은 낯설디낯선 장르다. 베토벤이나 모차르트 등의 클래식 작곡가는 중고등학생 때 음악 시간에서 배운 게 전부다. 어쩌면 나에게 클래식은 자장가로 더 익숙하다. 들으면 눈이 감겨오는 수면 유도 음악. 호불호를 판가름할 만큼의 클래식을 듣지도 않았고, 알지도 못한다.

 

이렇듯 클래식과 동떨어진 삶을 지낸 나에게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는 그동안 들어온 클래식보다 많은 클래식을 듣고, 알게 했다. 클래식 에세이라는 장르이기에 진입장벽이 있을 것만 같았지만 나름 친숙한 클래식 작곡가가 많았다. 무엇보다 세부 파트마다 QR코드로 음악을 들을 수 있게 해놨기에 글과 클래식을 동시에 감상하며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매 파트 마다 QR코드로 들어가 책을 읽는다면 보물찾기하는 기분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이번 글에선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에서 내가 찾은 보물을 소개해보도록 하겠다.

 

링크 걸고 https://youtu.be/vBWCphAu8ik

 

인생에서 가장 아름답고 행복한 시절. 영화 화양연화OST로 삽입된 첼리스트 요요마가 연주한 유메지의 테마이다. 영화를 보지 않은 사람이라도 이 노래는 한 번 정도 들어봤을 것이다. 나 역시 화양연화를 아직 못 봤지만, 노래를 들으니 홍콩 여행을 갔을 당시의 장면이 펼쳐졌다. 홍콩 특유의 좁고 습기 찬 아파트 복도와 주렁주렁 매달린 네온사인이 떠오른다. 조만간 화양연화를 본다면, 이 노래를 들으며 내가 떠올린 풍경이 맞는지 확인해봐야겠다.

 

링크 걸고 https://youtu.be/DTPQ-SceP-0

 

다음은 송창식의 밤 눈이다. 클래식 에세이인데 송창식이라니. 의아할 수도 있지만, 송창식도 엄연한 클래식이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클래식 반열에 오르는 이들이 늘어남을 알아야 한다. 송창식은 밀레니얼 세대에게 친숙한 가수가 아니다. 영화 쎄시봉으로 아는 이들이 있겠지만, 이들의 노래를 낱낱이 알고 있는 이는 드물 것이다. 나 역시 송창식 하면 가나다라마바사~하는 흥겨운 노래만 떠오른다. 그래서 밤 눈이 유독 좋게 들렸다. 노래를 들어보면 알겠지만 정말 눈 내리는 밤이 그려진다. 절절한 목소리와 청춘을 묵묵하게 담아낸 가사는 노래로 그림을 그린다는 표현에 제격이다.

 

링크 걸고 https://youtu.be/HtUH9z_Oey8

 

책 중 무라카미 하루키에 대한 파트가 있다. 무라카미 하루키는 비록 작가지만, 그가 음악에 조예가 깊단 사실은 무라카미 하루키의 애독자라면 당연히 아는 사실일 테다. 나 역시 노르웨이의 숲을 읽고 비틀즈와 존 레논을 듣게 되었고, 글과 더불어 플레이리스트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링크에 걸어 놓은 Strawberry Fields Forever는 내가 즐겨 듣는 비틀즈의 노래 중 하나다. 얼마 전 부산 해운대에 있는 한 LP 바에서 이 노래를 신청하고 들은 경험이 Strawberry Fields Forever더 아끼게 했다.

 

링크 걸고 https://youtu.be/JNIoyx4F-Ug

 

난 미야자키 하야오의 작품을 좋아한다. 바람이 분다, 천공의 섬 라퓨타등 명작이 많지만, 그중에서도 붉은 돼지를 첫 번째로 좋아한다. 이탈리아 바다에 내리는 석양을 배경으로 비행하는 마르코와 잔잔하게 샹송 버찌가 익어갈 때를 부르는 지나의 모습은 아득해질 정도로 아름답다. 영화를 봤을 당시엔 굳이 지나가 부르던 노래를 찾아보지 않았다. 그러다가 이 책에서 찾게 되었다. 노래를 듣자마자 붉은 돼지를 처음 봤을 때의 감흥이 차올랐다. 당분간 나의 플레이리스트에 굳건하게 버틸 듯하다.

 

링크 걸고 https://youtu.be/3Vy9iX6OVcQ

 

송창식이 그랬듯이, 김광석도 클래식이다. 더군다나 정호승 시인의 시를 노래로 만든 부치지 않은 편지라면 더 그렇다. 김광석의 노래와 정호승의 시를 좋아하는데, 이 노래를 이제야 알게 된 건 아쉬우면서도 앞으로 들을 날이 많단 자각을 줬다. 김광석 특유의 투박함과 서민적인 멜로디와 정호승의 시가 만나니 명곡이 탄생했다. 말이 필요 없다. 가사를 첨부한다!

 

풀잎은 쓰러져도 하늘을 보고

꽃 피기는 쉬워도 아름답긴 어려워라

 

시대의 새벽 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시대의 새벽 길 홀로 걷다가

사랑과 죽음이 자유를 만나

 

언 강 바람 속으로 무덤도 없이

세찬 눈보라 속으로 노래도 없이

 

꽃잎처럼 흘러 흘러 그대 잘 가라

 

그대 눈물 이제 곧 강물 되리니

그대 사랑 이제 곧 노래 되리니

 

산을 입에 물고 나는 눈물의 작은 새여

뒤돌아 보지 말고 그대 잘 가라

 

그대 잘 가라

 

지금까지 소개한 보물 같은 음악은 나에게만 적용될 수도 있다. 물론 베토벤이 아니어도 괜찮아엔 훨씬 많은 클래식이 있고, 이는 저마다의 기준에 따라 플레이리스트에 담길 수도, 흘려듣는 음악이 될 수도 있다. 클래식에 관해선 까막눈이지만, 대충이라도 알고 있는 노래가 나올 땐 더 집중했다. 덕분에 저자가 쓴 글의 감정에 최대한 맞닿기 위해 노력할 수 있었다.

클래식이 독일이나 러시아 등의 나라에만 국한되는 것은 아니다. 한국에도 김광석, 김현식, 송창식 등의 클래식이 있다. 이 책을 계기로 외국의 클래식도 듣겠지만, 한국을 대표하는 클래식을 찾아 들으려 한다. 물론 비틀즈를 곁들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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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
토드 메이 지음, 이종인 옮김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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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솔직히 고백하는 바이지만, 나는 도덕적 성인이 아니다. 나는 이 책을 읽는 대부분의 독자들 그리고 더 나아가 대부분의 보통 사람들과 비슷한 사람이다.”

 

 

무엇이 정형화된 도덕적 삶인지에 대한 추상적인 그림을 우리 모두 어렴풋이 그릴 수 있다. 무엇이 보편선이며 보편악인지에 대한 구분을 대부분이 할 수 있단 말이다.

 

그러나 이를 행동에 옮기는 사람은 드물다. 매사에 옳은 판단을 하고 선이 되는 행동을 하기엔 인간은 비합리적인 존재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우린 전통 철학을 읽고 행하려 한다. 그러나 매사에 이성적 판단을 요구하는 다수의 철학 서적을 보면 쓴웃음만이 지어진다. 내가 행하기엔, 그것도 지속적으로 행하기엔 너무나도 어려운 일이며, 하고자 하는 의지조차 사그라들게 하는 도덕을 강조하기 때문이다. 전통적인 철학에서 말하는 도덕은 성인군자가 아니고선 일상에서 지속적으로 행하기 어렵다. 결과론, 의무론이나 더 윤리 중 하나만을 줏대 있게 일상에 곁들이기란 더욱더 어렵다. 어쩌면 전통 철학이 현대에서 적용하기엔 터무니없이 비현실인 것일 수도 있다. 따라서 우리에겐 현대에 맞는 적당한 수준의 도덕을 요구하는 철학이 필요하다. 때론 행운에 기대어 좋은 결과를 맞기도 하며, 이성과 감성의 경계를 오가는 철학. 그것이 바로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에서 말하는 철학이다.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에선 도덕적 품위란 단어가 등장한다. 도덕과 품위. 선뜻 다가서기 어려운 단어의 조합이다. 그러나 그 뜻을 살펴보면 생각보다 어렵지 않다.

 

남들의 존재에 대한 인식이 내가 앞으로 '도덕적 품위'라고 부르는 태도의 바탕, 즉 도덕적 핵심이다.”

p.13

 

나의 삶과 더불어, 다른 존재에게도 각자의 삶과 이익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인식하는 것. 그것이 '도덕적 품위'를 관통하는 주제다. 은근 쉽지 않은가? 길을 지나다가 수없이 마주치는 낯선 이들에게도 각자의 삶이 있음을 인식하고 존중하는 것이 도덕적 품위다. 더불어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에선 현존하는 인간을 넘어서 후대와 동물로까지 도덕적 품위의 해당을 넓힌다.

 

우리는 곧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도덕적 의무에 직면할 수도 있고, 또 우리가 해서는 안 될 일을 해서 보상해야 하기 때문에 그런 의무를 느낄 수 있다.”

p.86

 

도덕을 행할 때, 우린 의무와 부담이란 부정적 동기에 직면할 때가 있다. 결과론에 따르면 도덕을 실천한다는 것 자체가 중요하기에 동기가 부정적인지 긍정적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그러나 부담과 의무란 동기로 도덕을 실천하게 된다면 지속적인 실천을 행하기 어려울 수 있다. 항상 그럴 수는 없지만, 헌신과 기여라는 긍정적 동기로 도덕을 행하게 된다면 도덕 실천 자체가 나의 정체성을 성립해 줄 수 있으며 보다 지속적인 도덕을 행할 수 있다. 이는 의무론에도 부합한다.

 

우리는 때때로 급박한 도덕적 이유 때문에 배려나 그에 관련된 공감을 거스르는 행동을 해야 하는 상황에 놓인다.”

p.100

 

참 어렵다. 우린 이성적이어야 할 상황에 감성이 앞서고, 반대로 공감이 필요한 상황에선 지나치게 이성적일 때가 있다. 이성을 정의로, 감성을 공감으로 보자면 정의와 공감을 판단하고 균형 잡을 땐, 해당 상황에 정의 혹은 공감을 하는 것이 나의 정언명령에 부합하는지 고려하고, 부합할 경우 따르는 것이 '도덕적 품위'를 지닐 수 있는 효과적 방법이다.

 

다른 종의 생물이 전면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능력이 있다면, 왜 그 종이 전면적이고 풍요로운 삶을 누릴 능력이 있는, 뇌를 다친 사람보다 관심을 덜 받아야 하는가?”

p.168

 

'다른 존재의 삶을 인식'의 범위는 다른 종으로까지 확대된다. 인간 외의 다른 존재에 대한 공감은 사실 굉장한 이타주의자가 아니라면 어렵다. 많은 이들의 밥상엔 매일 고기가 올라가며 고기란 소나 돼지 등의 동물을 사육하여 만들어낸 생산물이다. 우리가 고기를 먹기까진, 우리와 같은 눈망울을 지닌 동물을 좁은 공간에서 일평생 사육하며 이들의 삶의 목적을 '좋은 품질의 고기'로 제한하는 비윤리적인 과정을 거친다. 또한 이는 환경 문제로 확대된다. 환경은 현세대와 시간적 거리가 있는 뒷세대에게 좋은 지구를 물려주는 것과 관련된다. '다른 존재의 삶을 인식'은 동물과 후세대라는 다른 종, 혹은 평생 마주할 일 없는 존재에게까지 나아간다.

 

이타주의자가 아니면서도 도덕적 품위를 지키기란 노력을 필요로 한다. 어쩌면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에서 말하는 도덕의 핵심은 '다른 존재의 삶을 인식'과 더불어 '도덕적 품위를 행하기 위한 노력'을 포함할 것이다.

 

기존의 세 가지 유형(결과론, 의무론, 덕 윤리) 중 한두 가지를 뽑아서 우리의 약속과 계획에 맞춰 조정하는 것

 

성인이 되기란 어렵고, 우린 그렇게 피곤한 삶을 겪고 싶어 하지 않는다. 그러면서도 도덕적 품위를 유지하고 싶어 한다. 품위 있는 삶을 위한 철학은 이런 이중성 사이에서 다양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상황에 따라 전통 철학을 적용하며 감성과 이성을 존중한다. 지구 건너편 아무개에게 기부를 하고, 낯선 언어를 사용하는 민족의 보편적 삶을 위해 정치적 투쟁을 하는 직간접적 노력까진 아니더라도, 나 외에도 다른 존재의 삶이 있음을 인식한다면 우린 나름의 틀에서 도덕적 품위를 유지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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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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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는 코로나19 종결 이후 펼쳐질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다룬 책이다.

 

책에선 시간을 기준으로 단기변화와 중단기 변화로 나눠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예측한다. 단기변화로는 코로나19 발생 1~3년 이내에 현실이 될 미래(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코로나 후유증 등)를 예측한다. 중단기 변화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되는 변화, 반복되는 전염병,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더 강력해지는 상황을 다룬다.

 

전염병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대전환의 역할을 해왔다. 페스트는 유럽의 인구수를 크게 줄여 노동력 부족을 불러왔고 노동자의 임금과 권리를 향상했다. 자연스레 노동력을 구하지 못한 영세영주는 파산하게 되고 봉건제는 힘을 잃었다. 이 틈을 타서 시장과 무역 의존도가 올라가며 상인과 장인의 힘을 강화했고 부르주아를 탄생시켜 현대의 자본주의를 등장하게끔 했다. 또한, 스페인 독감은 당시 대처를 잘한 뉴욕으로 인재가 몰리게 되는 현상을 낳았다.

이처럼 전염병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저자는 페스트, 스페인 독감, 신종플루 등 과거 펜데믹을 일으킨 전염병 이후 모습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를 가속했으며 갈등 심화, 보건의료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많은 국가가 자국보호를 위해 국경을 닫았고, 마스크와 의료장비로 추한 경쟁을 벌였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나라의 위상은 높아졌다. 반대로 강대국임에도 1차 대응이 늦어 의료 시스템이 붕괴한 나라는 속 빈 강정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가 종식된 미래가 올 것이기에 몇 가지의 미래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비해야만 한다. 코로나19는 이르면 2020년 말, 늦어도 2021년 초에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종식 뒤엔 위축되었던 소비가 증폭하는 리바운드 기간이 이어질 것이다. 여행, 관광 등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폭발하는 리바운드 기간을 잘 잡는 기업과 정부만이 이후 이어질 리세션(경기침체)을 수월하게 버틸 수 있다. 그렇다고 리세션이 온전하게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는 그저 리세션을 지속하고 가속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리세션 기간에 터지는 문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끓고 있었던, 반드시 일어날 재앙이다.

 

과거의 전염병은 총 3차례의 유행 기간이 존재했으며 코로나19역시 3차례의 유행 기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1차 유행 기간의 끝이다. 곧 다가올 2차 유행 기간엔 바이러스 발원지의 범위가 다르기에 1차보다 큰 피해를 줄 것이다. 1차 유행 기간은 중국의 우한이라는 하나의 도시로부터 발원되었다. 그러나 2차 유행 기간의 진원지는 곧 전 세계가 될 것이다. 더불어 바이러스 생존과 활동력이 유행 초기부터 강력해지는 기후 상태(가을에서 겨울), 반대로 낮아지는 인간의 면역력 등의 이유로 2차 유행 기간의 피해가 1차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어떨까?”란 질문에 저자는 아주 불안하다!”고 답한다.

 

저자는 한국의 위기 가능성을 미국주식시장의 대조정, 중국의 금융위기, 한국의 금융위기 총 세 가지로 말하며 이 중 어느 것이 현실에서 먼저 터질지 모를 정도로 매 순간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상황 3가지를 예측한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시작

2. 부동산과 맞물려 있는 막대한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지(부채 정리)

3. 외부적 힘에 의한 강제적 디레버리징 발생하여 제2의 금융위기 발발

 

부동산과 맞물려 있는 막대한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지의 경우 정부 주도하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연착륙한다면 금융 시스템 붕괴까진 가지 않고, 장기 저성장 수준에서 한국 경제를 안착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중 세 번째. ‘외부적 힘에 의한 강제적 디레버리징 발생하여 제2의 금융위기 발발은 버블을 터뜨리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가계 부채 증가를 선택한다면 발생하는 최악의 결과다. 저자는 위의 세 가지 상황 중 구조조정은 이미 정해진 미래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린 중국이 마냥 믿을만한 나라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물론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을 경계하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 대한 집중 생산시설 투자가 위험성이 높단 사실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생산기지를 중국으로만 정할 경우 중국의 사회, 정치, 문화 등의 다양한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마비되며 중국에 생산기지를 뒀던 국내 기업은 더욱 큰 타격을 이르게 받았다. 중국이 멈추면 생산이 멈추고 기업이 멈추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생산시설의 다변화, 생산기지의 리쇼어링(외국에 있는 국내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것) 혹은 이 두 가지 모두를 실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탈중국의 이유를 5가지로 말한다.

 

낮은 인건비의 매력 사라짐

2. 외국기업 유치 위한 정부지원책 감소

3. 중국 기업의 경쟁력 상승

4. 중국의 애국 소비와 보호무역주의 장벽

5. 중국의 기술 탈취

 

위의 5가지 이유로 국내 기업은 탈중국을 서둘러야 한다.

 

국내 기업만이 아니라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악화된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과 혜택을 통해 리쇼어링을 장려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리쇼어링을 막는 장벽이 다음과 같이 3가지 존재한다.

 

최저임금인상

2. 근로시간 단축

3. 노동 유연성 하락

 

이로 인해 국내기업의 리쇼어링은 다음과 같은 노동에 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진 단기변화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였다. 중장기변화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는 주식 시장과 미래 기술, 그리고 비대면 문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린다.

 

코로나19와 오일전쟁이 발생하는 경우엔 정부의 개입이 늘어나는 거대 정부의 등장이 시작될 수 있다. 전염병으로 인해 국가 우선주의를 발동되며 필수품의 자국 생산 비중이 높아진다. 특히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거대 정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독재다. 경제가 파탄 나고 서민의 삶이 피폐해지면, 국가 우선주의와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독재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곳곳에 끓는 불만이 터져 정부가 바뀌는 나라가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문화적 변화는 비대면 문화의 등장이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보고 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어느 정도 비대면 문화를 맛보며 비대면 문화가 코로나19 이후 자연스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이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정착은 강제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고 싶어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한 것이 아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문화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의 회귀본능은 깨나 강하기에 코로나19 종식 후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사무실 비용을 줄이는 등의 장점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일부는 일상에 그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핵심은 비문화는 언젠간 자리 잡을 문화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란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불편만 선사하지 않았다. 불편한 진실도 함께 선사했다. 진원지가 중국이란 이유로 아시아인을 혐오하고,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의 대부분이 흑인이란 사실, 의료서비스는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 유럽연합도 위험이 닥치면 자국을 위해 문을 닫는다는 것. 어려울수록 뭉치지 않고 흩어지기 바빴다.

 

위기는 빨리 극복하면 기회로 바뀐다.”

 

이는 코로나19가 준 교훈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가 끝나고 2차 유행기가 시작되고 있다. 1차 유행기를 나름 선방한 한국은 2차 유행기 역시 선방해야만 코로나19 종식 후 전 세계적으로 고평가를 받을 것이다. 예견된 미래인 가계 부채와 좀비기업 부채의 문제, 구조조정을 미룰 생각하지 말고 미리 매를 맞는 게 좋을 것이다. 다음 정부로 넘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이기에 유예 기간 동안 대비를 세우고, 코로나19를 최대한 빠르게 종식 시켜 남은 기간을 기회로 만들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앞으로의 리뷰에선 코로나19 관련된 책을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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