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
최윤식 지음 / 김영사 / 2020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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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체인지: 코로나19 이후 미래 시나리오는 코로나19 종결 이후 펼쳐질 미래에 대한 다양한 시나리오를 다룬 책이다.

 

책에선 시간을 기준으로 단기변화와 중단기 변화로 나눠 코로나19 이후의 미래를 예측한다. 단기변화로는 코로나19 발생 1~3년 이내에 현실이 될 미래(이전으로 되돌아가는 과정에서 벌어지는 사건과 코로나 후유증 등)를 예측한다. 중단기 변화에선 코로나19를 계기로 시작되는 변화, 반복되는 전염병, 이전에도 존재했지만 코로나19 이후 더 강력해지는 상황을 다룬다.

 

전염병은 역사적으로 우리의 삶을 바꾸는 대전환의 역할을 해왔다. 페스트는 유럽의 인구수를 크게 줄여 노동력 부족을 불러왔고 노동자의 임금과 권리를 향상했다. 자연스레 노동력을 구하지 못한 영세영주는 파산하게 되고 봉건제는 힘을 잃었다. 이 틈을 타서 시장과 무역 의존도가 올라가며 상인과 장인의 힘을 강화했고 부르주아를 탄생시켜 현대의 자본주의를 등장하게끔 했다. 또한, 스페인 독감은 당시 대처를 잘한 뉴욕으로 인재가 몰리게 되는 현상을 낳았다.

이처럼 전염병은 인간의 삶에 큰 영향을 준다. 저자는 페스트, 스페인 독감, 신종플루 등 과거 펜데믹을 일으킨 전염병 이후 모습을 통해 코로나19 이후의 변화를 예측하고 대응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코로나19는 전 세계적으로 경기침체를 가속했으며 갈등 심화, 보건의료 불평등 등의 문제점을 드러냈다. 많은 국가가 자국보호를 위해 국경을 닫았고, 마스크와 의료장비로 추한 경쟁을 벌였다. 그중에서도 상대적으로 코로나19 대응을 잘한 나라의 위상은 높아졌다. 반대로 강대국임에도 1차 대응이 늦어 의료 시스템이 붕괴한 나라는 속 빈 강정임이 밝혀지기도 했다.

 

코로나19는 현재진행형이다. 그런데도 코로나19가 종식된 미래가 올 것이기에 몇 가지의 미래 시나리오를 세우고 대비해야만 한다. 코로나19는 이르면 2020년 말, 늦어도 2021년 초에는 백신과 치료제가 나와 종식될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 종식 뒤엔 위축되었던 소비가 증폭하는 리바운드 기간이 이어질 것이다. 여행, 관광 등 그동안 억눌렸던 소비 욕구가 폭발하는 리바운드 기간을 잘 잡는 기업과 정부만이 이후 이어질 리세션(경기침체)을 수월하게 버틸 수 있다. 그렇다고 리세션이 온전하게 코로나19로부터 시작된 것은 아니다. 코로나19는 그저 리세션을 지속하고 가속하는 역할을 할 뿐이다. 리세션 기간에 터지는 문제는 코로나19 이전부터 끓고 있었던, 반드시 일어날 재앙이다.

 

과거의 전염병은 총 3차례의 유행 기간이 존재했으며 코로나19역시 3차례의 유행 기간을 가질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은 1차 유행 기간의 끝이다. 곧 다가올 2차 유행 기간엔 바이러스 발원지의 범위가 다르기에 1차보다 큰 피해를 줄 것이다. 1차 유행 기간은 중국의 우한이라는 하나의 도시로부터 발원되었다. 그러나 2차 유행 기간의 진원지는 곧 전 세계가 될 것이다. 더불어 바이러스 생존과 활동력이 유행 초기부터 강력해지는 기후 상태(가을에서 겨울), 반대로 낮아지는 인간의 면역력 등의 이유로 2차 유행 기간의 피해가 1차보다 클 것으로 예상된다.

 

가장 중요한 한국은 코로나19 이후 어떨까?”란 질문에 저자는 아주 불안하다!”고 답한다.

 

저자는 한국의 위기 가능성을 미국주식시장의 대조정, 중국의 금융위기, 한국의 금융위기 총 세 가지로 말하며 이 중 어느 것이 현실에서 먼저 터질지 모를 정도로 매 순간이 어려울 것으로 예측한다.

 

더불어 다음과 같은 코로나19 이후 한국의 상황 3가지를 예측한다.

 

본격적인 구조조정의 시작

2. 부동산과 맞물려 있는 막대한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지(부채 정리)

3. 외부적 힘에 의한 강제적 디레버리징 발생하여 제2의 금융위기 발발

 

부동산과 맞물려 있는 막대한 가계 부채의 디레버리지의 경우 정부 주도하에 가계부채와 부동산시장을 연착륙한다면 금융 시스템 붕괴까진 가지 않고, 장기 저성장 수준에서 한국 경제를 안착시킬 수 있다.

그러나 다음 중 세 번째. ‘외부적 힘에 의한 강제적 디레버리징 발생하여 제2의 금융위기 발발은 버블을 터뜨리지 않기 위한 임시방편으로 가계 부채 증가를 선택한다면 발생하는 최악의 결과다. 저자는 위의 세 가지 상황 중 구조조정은 이미 정해진 미래라고 단언한다.

 

코로나19로 인해 우린 중국이 마냥 믿을만한 나라가 아님을 다시 한번 깨닫게 됐다. 물론 코로나19 이전부터 중국을 경계하긴 했지만, 코로나19로 인해 중국에 대한 집중 생산시설 투자가 위험성이 높단 사실은 확실하게 드러났다. 생산기지를 중국으로만 정할 경우 중국의 사회, 정치, 문화 등의 다양한 상황에 큰 영향을 받는다. 코로나19로 중국이 마비되며 중국에 생산기지를 뒀던 국내 기업은 더욱 큰 타격을 이르게 받았다. 중국이 멈추면 생산이 멈추고 기업이 멈추는 지경까지 가는 것이다. 따라서 저자는 생산시설의 다변화, 생산기지의 리쇼어링(외국에 있는 국내 기업을 국내로 돌아오게 하는 것) 혹은 이 두 가지 모두를 실행해야만 한다고 주장한다. 또한, 저자는 탈중국의 이유를 5가지로 말한다.

 

낮은 인건비의 매력 사라짐

2. 외국기업 유치 위한 정부지원책 감소

3. 중국 기업의 경쟁력 상승

4. 중국의 애국 소비와 보호무역주의 장벽

5. 중국의 기술 탈취

 

위의 5가지 이유로 국내 기업은 탈중국을 서둘러야 한다.

 

국내 기업만이 아니라 선진국들은 코로나19로 악화된 내수 경제를 활성화하기 위해 재정적 지원과 혜택을 통해 리쇼어링을 장려한다. 그러나 한국의 경우 리쇼어링을 막는 장벽이 다음과 같이 3가지 존재한다.

 

최저임금인상

2. 근로시간 단축

3. 노동 유연성 하락

 

이로 인해 국내기업의 리쇼어링은 다음과 같은 노동에 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타나지 않는 이상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지금까진 단기변화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였다. 중장기변화에 대한 미래 시나리오는 주식 시장과 미래 기술, 그리고 비대면 문화에 대한 시나리오를 그린다.

 

코로나19와 오일전쟁이 발생하는 경우엔 정부의 개입이 늘어나는 거대 정부의 등장이 시작될 수 있다. 전염병으로 인해 국가 우선주의를 발동되며 필수품의 자국 생산 비중이 높아진다. 특히 한국은 미·중 무역전쟁에 대응하기 위한 거대 정부가 필요할 수도 있다. 이때 주의해야 할 것이 독재다. 경제가 파탄 나고 서민의 삶이 피폐해지면, 국가 우선주의와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독재가 힘을 얻을 수 있다. 따라서 코로나19 이후 곳곳에 끓는 불만이 터져 정부가 바뀌는 나라가 다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코로나19가 가져온 가장 큰 문화적 변화는 비대면 문화의 등장이다. 재택근무로 업무를 보고 학교는 온라인 강의로 대체됐다. 어느 정도 비대면 문화를 맛보며 비대면 문화가 코로나19 이후 자연스레 자리 잡을 것으로 예상할 수 있지만, 이는 아닐 가능성이 크다.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정착은 강제적임을 명심해야 한다. 하고 싶어서 재택근무와 온라인 강의를 시행한 것이 아니다. 전염병으로 인해 어쩔 수 없이 비대면 문화가 시작된 것이다. 인간의 회귀본능은 깨나 강하기에 코로나19 종식 후엔 원래의 생활로 돌아갈 것이다. 물론 사무실 비용을 줄이는 등의 장점으로 인한 비대면 문화의 일부는 일상에 그대로 자리 잡을 수 있다. 핵심은 비문화는 언젠간 자리 잡을 문화겠지만 지금 당장은 아니란 것이다.

 

 

코로나19는 우리에게 불편만 선사하지 않았다. 불편한 진실도 함께 선사했다. 진원지가 중국이란 이유로 아시아인을 혐오하고, 미국의 경우 코로나19 사망자의 대부분이 흑인이란 사실, 의료서비스는 공평하지 않다는 사실, 유럽연합도 위험이 닥치면 자국을 위해 문을 닫는다는 것. 어려울수록 뭉치지 않고 흩어지기 바빴다.

 

위기는 빨리 극복하면 기회로 바뀐다.”

 

이는 코로나19가 준 교훈 중 하나이다. 코로나19 1차 유행기가 끝나고 2차 유행기가 시작되고 있다. 1차 유행기를 나름 선방한 한국은 2차 유행기 역시 선방해야만 코로나19 종식 후 전 세계적으로 고평가를 받을 것이다. 예견된 미래인 가계 부채와 좀비기업 부채의 문제, 구조조정을 미룰 생각하지 말고 미리 매를 맞는 게 좋을 것이다. 다음 정부로 넘긴다고 문제가 해결되진 않는다. 시한폭탄과 같은 문제이기에 유예 기간 동안 대비를 세우고, 코로나19를 최대한 빠르게 종식 시켜 남은 기간을 기회로 만들어야 그나마 피해를 줄일 수 있을 것이다.

 

부디 앞으로의 리뷰에선 코로나19 관련된 책을 다루지 않았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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