먹고 기도하고 먹어라 - 미친 듯이 웃긴 인도 요리 탐방기
마이클 부스 지음, 김현수 옮김 / 글항아리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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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먹는 행위는 인간다운 삶에 기둥이 되는 의..주에 당당히 속해 있다. 그만큼 먹는 행위는 일상 자체가 되며 행복과도 직결된다. 맛있는 음식을 먹을 땐 현실의 고민이 사라지기도 하며 음식 본연의 맛을 초월하여, 순간의 카타르시스를 맛보게 해주기도 한다!그리고 여기, 근사한 음식을 먹을 때 인생의 전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바로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의 저자 마이클 부스다.

 

필자는 인도하면 단 두 가지가 떠오른다.코를 찌르는 향신료가 가미된 요리, 그리고 장소에 개의치 않고 요가하는 이들.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엔 음식과 요가, 모두가 아우러져 있다! ,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인도 음식기행이자 요가예찬서다!

 

저자는 아내와 두 아이로 된 가정을 이루고 있는, 39세의 아저씨다. 갱년기에 가까워지는 것인지, 신체의 노화를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 혹은 둘 다인지, 아무튼, 저자는 갈수록 아내 리센에게 히스테리를 부린다. 술을 갈 때(?)까지 마시고 잘나가는 작가들과 자신을 비교하며 하염없이 우울해한다.이를 두고 볼 수 없었던 아내 리센은 그에게 인도 여행을 제안한다. 가족 모두가 함께 가는!!! 낭만적이지 않은가??

저자는 인도란 말을 듣고 갖가지 먹음직스러운 음식을 떠올린다. 그리곤 출판사에게 인도 음식에 대한 글을 써오겠다고 다짐하고 여행을 떠난다. 필자는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을 읽으며 영국인이 인도로 여행을 간다는 점, 저자가 음식에 광적으로 열광한다는 점. 이 두 가지가 굉장히 흥미롭게 다가왔다. 또한, 저자의 자조적인 말투와 찰진 비유는 읽는 이로 하여금, 독서 내내 유쾌하게 만들었다!!!

인도는 BRICS에 속해있으며, 인구와 국토 면적을 바탕으로 발전 가능성이 있는 국가다. 하나, 실제 인도를 이방인으로서 가게 된다면, 빈곤과 위생의 실체를 맞닥뜨리고 경악한다고들 말한다. 저자 역시 인도를 처음 갔을 당시, 손소독제를 12병이나 챙겨가며, 연줄 없는 현지인들과의 접촉을 꺼려했다. 어쩌면 당연한 경계심이겠지만 저자는 유독 걱정이 많은 성격이었다. 그러한 저자가 여행을 통해 변해간다. 어쩌면,먹고 기도하고 먹어라을 저자의 성장스토리(?)라고 칭하는 것도 문제없을 정도다!

읽는 내내 인도 음식에 대한 먹음직스러운 평가가 함께한다. 향이 강한 음식을 못 먹는 필자조차 기꺼이 먹고 싶을 정도이다.이성주의자, 무신론자, 알코올 의존증, 과도한 걱정 등등, 저자의 이러한 면면들은 읽는 이의 속을 들끓고 주먹이 꼬옥~쥐어지게끔 한다.그럼에도 현명한 아내 리센의 언행과 요가를 통해 점차 긍정적으로 변해가는 저자의 인도에 대한 인식은괜스레 뿌듯한 미소를 짓게 한다.

 

'죽음은 삶에 열정을 더해주는 양념일 뿐이다.' p.352

힌두교와 요가의 삶과 죽음에 대한 철학은 그리스 철학자 헤라클레이토스를 연상케 한다.

헤라클레이토스"죽음을 인식하며 사는 자가 강렬한 삶을 산다." ...문득 철학 수업 때 배운 얕은 지식이 생각났다!

 

나이 든 사람들은 더 이상 이성적이지 못하다는 고통을 보상받기 위해 종교로 회귀하죠.. ”p.416

이 부분은 살짝 공감되는 말이었다. 필자의 할머니께선 교회를 열심히 다니신다. TMI. 새벽 기도도 매일 가시고...찬송가도 집에서 부르시고...아무튼.

 

행복은 의지가 있다고 해서 가질 수 있는 것도, 포착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기도로 불러낼 수도 없다. p.435

저자는 인도에서 배운 요가를 통해 알코올과 타협을 보고, 정상 범주의 가정으로 진입하게 되었다. 또한, 책의 막바지에 와서, 저자가 행복에 대해 말하는 부분이 있다. 저자의 행복에 대한 철학은 필자의 행복 철학과 똑같았다. 행복이란 것은 내가 부릴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나의 범주에서 벗어난 것이다. 행복을 맹목적으로 좇는다면, 행복이 곁들여지지 않게 되는 순간 무너지게 될 것이다. “매일 행복하진 않지만, 행복한 일은 매일 있다.” 이런 말도 있지 않은가,사소한 것에서부터 행복을 찾자는, 아마도 곰돌이 푸가 했던 말일 것이다.

 

인도란 나라는 참 매력적이다. 공존할 수 없어 보이는 두 가지가 공존하며, 강렬하고 특색 있는 음식이 즐비하다. 저자의 인도 여행의 첫 목적은 음식이었겠지만, 종교의 다양성과 요가를 통한 내면의 가꿈을 경험하며 인생의 새로운 가도를 달릴 수 있게 되었다. 또한, 책을 통한 간접경험만으로도 체화되는 평온함이 존재했다. 한편의 거대 서사와 같은 39세 아저씨의 인도 여행기이자 성장 스토리인 먹고 기도하고 먹어라덕분에 왠지 모르는 훈훈함이 낭랑하게 퍼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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