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의 순간들 - 박금산 소설집
박금산 지음 / 비채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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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을 써본 적이 있는가? 필자는 단편소설을 써본 적이 있다. 플롯도, 구도도, 정해놓은 것 하나 없이 무턱대고 썼다. 어찌어찌 결말은 냈지만, 다시 꺼내읽진 않는다. 나도 안 읽는 소설을 누가 읽겠는가! 아무튼, 소설을 쓰며 깨달은 것이 하나 있다. 소설을 읽는 것과 쓰는 것의 공통점은 소설 자체뿐이란 점.

 

그런데 여기, 소설 읽는 것과 쓰는 것을 동시에 만족해 주는 책이 있다! 바로 박금산의소설의 순간들이다.

 

소설의 순간들은 목차를 소설의 구성요소인 발단/전개/절정/결말로 나눴다. 특이하지 않은가. 우선, 각 단계별로 짧고 친근한 소설론이 담겨있다. 그 후에 발단/전개/절정/결말의 바람직한 형태를 갖춘 초단편소설이 각각 예닐곱 편씩, 총 스물다섯 편이 실려있다. 이쯤 되면 소설의 순간들이 소설집인지 작법서인지 혼란스럽다. 굳이 규정짓자면 소설집 아닌 소설집, 작법서 아닌 작법서라고 할 수 있겠다! 또한, 발단 단계에 포함되는 소설은 발단에서 소설이 끝나기에 독자들이 다음 단계를 직접 써볼 수 있다!(전개/절정/결말 역시 마찬가지다!) 저자의 이런 의도를 알아차려버린 필자는 전개 파트에 실린 일광욕하는 애인의 발단을 써봤다. 이는 추후에 특별편으로 올리겠다!

 

이론은 기본이다. 기본기를 다져야 슬럼프가 왔을 때 차근차근 다시 쌓아올릴 수 있다. 하나, 운동도, 창작도, 이론만으론 근사한 동작을 구사할 수도, 곱씹어 보게 되는 문장을 쓸 수도 없다. 기본을 쌓아놓되, 배운 걸 토대로 직접 써봐야 한다. 결국, 저자가 소설과 소설론을 한 책에 담아낸 건 글을 쓰고 싶다면, 읽기만 하지 말고 직접 써보란 의미다. 필자 역시 이 책 덕분에 창작 욕구가 꿈틀거렸다. 꿈틀거리기만 한 게 아니라 실제로 썼다! 이어 쓰기긴 하지만.

 

독자와 작가의 입장을 동시에 느끼고 싶다면, 소설의 순간들을 읽어보라! 이 책은 독자와 작가의 입장을 두루 맛볼 수 있는, 뭐랄까,,,짬짜면과 같다!

 

끝으로, 좋은 작품은 '나도 이런 글을 써보고 싶다'라는 생각이 들게끔 하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작가가 되고 싶은 모든 독자들에게 건필을 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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