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 - 별의별 퀘스트를 다 깨는 에디터들의 인생 성장기
오한별.유승현.김희성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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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어는 자력으로 물에 뜨거나 호흡할 수 없다.
모든 상어에 해당하는 건 아니지만, 몇몇 종은 부력과 아가미 운동 능력이 없어서 끊임없이 헤엄쳐야만 살 수 있다. 물론 해류의 흐름에 몸을 맡겨가며 쪽잠을 자기도 하지만, 생물학적으로 '익사'할 수 있는 수중 생물이다.

길지 않았지만 내가 겪은 프리랜서의 삶은
마치 상어의 그것과 같았다. 끊임없이 나를 쌓고 증명하고, 일을 하기 위해 헤엄쳐야만 하는 상어와.

프리랜서의 세계에서 누구보다 열심히 헤엄치고 있는 세 명의 프리랜서 에디터의 이야기,
자이언트북스의『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


📖
오한별, 유승현, 김희성.
세 명의 에디터가 프리랜서의 길을 선택하게 된 이유,
일과 일상을 구별하며 나아가는 방법,
프리랜서로서의 업무들, 그리고 그 팁,
이 모든 걸 계속해 나갈 수 있게 하는 자신만의
삶과 가치가 담겨있는 책이었다.

상사도, 동료도 없이 모든 걸 혼자 고민하고,
혼자 결정하고 책임져야만 하는 프리랜서의 삶.
현실과 타협할 수밖에 없는 어떤 부분.
'프리랜서'라는 걸 직업이라고 생각하지 않는 세상과의 싸움, 그 잔소리 하나하나에 공감할 수밖에 없었다🫠

보통은 작업실을 따로 두지 않는 프리랜서이기에 이들은 일과 일상은 뒤섞여 구분되지 않는 현실에서 세 명의 작가는 각자 영화, 여행, 서핑, 운동 등 자신만의 취향을 찾아가며 자기 관리에 열심이다.

그들의 소소한 행복, 치열한 고민과 일. 내가 프리랜서의 삶에 궁금했던 많은 것들이 이 책에 담겨있었다 :)


💻
디자인과를 졸업한 나는 주위에 프리랜서 일을 하는 친구들이 몇 있다. 지금까지도 연락하는 친구 대부분은 졸업 후 회사 생활을 잠시 하다가 디자인 업계를 영영 떠났는데, 그중 두 명만이 살아남아 프리랜서 활동을 하고 있다. 물론 한 친구는 브랜드 기획, 다른 친구는 일러스트 작가라는 조금은 다른 길을 걷고 있지만.

그들과 '일' 이야기를 할 때면 다른 친구들과는 조금 다르게 대화가 흘러간다. 직장인 친구들과는 "출근하기 싫어", "내일이 벌써 월요일이야", "퇴근하고 싶어"가 대화의 80%라면,

프리랜서 친구들은 항상 한숨과 함께 프리랜서로 '나아가는 데 필요한' 정보들이 주가 된다. 정부의 무슨 정책, 지원금, 무료 강의, 강사 등록, 요즘 일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어떤 일을 하고 있는지. 물론 서로에게 민감한 주제이기 때문에 자주 나누지는 않지만.


💧
최근 들은 한 유튜브 강의에서 디지털노마드와 관련하여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

"이 분야에 도전하는 사람은 정말 많아요. 그만큼 잘하는 사람도 많죠. 그래서 결국은 아주 사소한 부분 하나로 그 사람에 대한 평가가 달라집니다. 오타, 띄어쓰기 같은 거요."

한 번 더 꼼꼼하게, 더 명확하게, 스케줄 관리나 의사소통은 확실히. 완독한 지 며칠 되었음에도 서평 기일이 지나서 올리는 이 서평을 보면 나는 아직도 한참 갈 길이 먼 사람인가 보다.


🚪
소설가 김중혁님이 쓴 이 책의 추천사에 이런 말이 있다.

"프리랜서는 프리한데, 프리하지 않다. (...) 알고 보면, 우리는 누구나 프리랜서다. 한때 프리랜서였거나 지금 그렇거나 앞으로 언젠가 프리랜서로 살아가게 될 것이다.
남에게 의지하지 않고, 자신의 룰대로 자신에게 소속된 채 살아가는 사람을 프리랜서라고 부른다면, 우리는 누구나 한 번쯤은 프리랜서로 살아야 한다."

어쩌면 회사에 다니고 육아를 하며 북스타그램을 계속하는 많은 분들도 결국 모두가 삶의 한 부분은 프리랜서로 살고 있는 게 아닐까.

나만의 삶을 가꾸어 가는 방식, 그 균형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던 책 『살다 살다 프리랜서도 다 해보고』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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